18일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10분 전인 오전 9시50분께 동아제약 직원들은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을 안내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이미 주총장에는 230여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최근 제약 업계 환경이 불투명한데다 김진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 법인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 등이 있다보니 이전보다 많은 주주들이 참석한 것 같다"며 이날 주총장의 뜨거운 열기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동아제약은 현재 경영진의 보유지분은 약 11%. 동아제약과 전략적 제휴계약을 맺고 있는 GSK의 지분은 9.91%, 경쟁관계에 있는 한미홀딩스(한미약품 포함)가 약 8%의 의결권을 쥐고 있다. 동아제약이 이 와중에 이번 주총에서 한국 GSK의 대표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내놓은 것이다.

동아제약이 김 대표를 이사로 선임, 양사의 협력을 더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GSK가 보유지분을 무기로 삼아 경영에 본격 참여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한 듯 동아제약은 이사선임 안건에 대한 승인을 요구하기에 앞서 "GSK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이사 승인은 주주반발 없이 그대로 통과됐다. 주주발의에 나선 한 주주는 "김 대표는 국제 감각이 뛰어나신 분"이라며 칭찬을 늘어놓기까지 했다. 이 안건 외에도 대차대조표, 정관일부 변경 등도 일사천리로 승인됐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