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하게 해결했어야 할 가족 문제로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

18일 서울 초동 동부화재 강당에서 열린 동원수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왕기철 대표(59)는 주주에게 사과부터 했다. 계모인 박경임 씨(78)가 올초 주주제안을 통해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모자간 경영권 분쟁으로 심신이 지친 모습이었다.

가족간 표 대결 일보 직전까지 갔던 동원수산은 전날 왕 대표와 박씨 측이 한발씩 물러나 타협을 이뤄냈다. 왕 대표가 이사 후보로 추천한 조카 왕기용 씨와 박씨 측이 추천한 감사 후보 조원희 씨가 각각 사퇴하고,박씨의 막내딸 왕기미 상무(50)가 이사로 새로 선임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왕 상무는 "이사회 멤버로서 그동안 주주제안을 통해 제기했던 문제점이 회사 경영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원수산은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 봉합됐지만 실적 개선이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동원수산은 지난해 매출 1047억원,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4%,영업이익은 1.2배 늘어났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 여파로 주력 상품 참치의 주요 매출처인 일본의 수요 부진이 예상돼 올해 최악의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가가 급등한 것도 동원수산에는 악재다.

왕 대표는 "생산라인 증설과 설비 현대화 작업이 상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원가 절감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종현/정소람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