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1주일…엔高 쇼크] 100엔=1432원까지 치솟아…일본發 '인플레 먹구름' 우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1141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전날에 비해 10원20전이나 뛰어올랐다. 일본 원전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결과다. 원 · 엔 환율도 이날 30원 이상 뛰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원화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역외세력이 원화를 팔고 달러를 매입한 데다 일부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이 같은 매매에 동참하면서 급등세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장 초반 코스피지수가 36포인트나 하락하자 원 · 달러 환율 상승폭은 더 커져 1144원까지 뛰어 올랐다.
하지만 단기 상승폭이 지나치게 크고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상승폭은 점차 줄었다. 한 외환딜러는 "원 · 달러 환율이 1140원을 웃돌면 외환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심리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형성됐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최대 정책목표가 물가안정인데 환율이 뛰면 수입물가 상승→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도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서고 외국인이 110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원 · 달러 환율은 결국 1135원30전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4원50전 오른 수준이다. 원 · 달러 환율은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10일(1121원80전)과 비교하면 13원50전(1.2%) 올랐다.
달러와의 재정 환율인 원 · 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1432원92전을 기록했다. 전날에 비해 34원63전 올랐다. 지난 10일(1347원67전)과 비교하면 85원25전(6.3%) 상승했다.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떨어지고 달러에 대한 엔화가치는 오르다보니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급락한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 · 달러 환율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당분간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겠지만 당국의 개입 가능성과 견조한 수출 흐름 등을 봤을 때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일본 대지진 여파로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가면 경제여건이 환율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4.5%로 전망,3% 안팎으로 예상되는 미국보다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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