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 2년 6개월이 지났지만 수도권에서는 소형 아파트만 이전의 시세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12일부터 올 3월15일까지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수도권 아파트의 면적대별 매매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공급 면적 66㎡(20평형) 미만 소형 아파트만 0.29% 올랐다.

그 외 평형은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66~99㎡(20~30평형) 미만 -0.66% △99~132㎡(30~40평형) 미만 -4.48% △132~165㎡(40~50평형) 미만 -7.95% △165~198㎡(50~60평형) 미만 -8.9% △198㎡(60평형) 이상 -5.91%였다. 수요와 공급이 제한적인 198㎡ 이상 초대형을 제외하면 평형에 비례해 가격이 하락했다.

소형 아파트는 가격이 낮아 상대적으로 금융 위기 충격을 덜 받았고 1~2인 가구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 회복세가 빨랐다. 반면 대형 평형일수록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고 닥터아파트는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의 66㎡ 미만 아파트가 2.25%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분당 ·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66㎡ 미만 1.94% △서울 66㎡ 미만 0.74% △서울 66~99㎡ 가 0.6% 상승했다.

대형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포함한 경기도 지역의 132㎡ 이상 아파트의 경우 10% 이상 매매 가격이 떨어지는 등 서울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1기 신도시의 198㎡ 이상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15.82% 하락했다. 1기 신도시 165~198㎡는 15.0%,경기도 198㎡ 이상은 14.87% 각각 내렸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지만 유지 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 아파트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선호도가 떨어지고 관리비가 많이 드는 중대형 아파트는 당분간 시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