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서 2년 연속 남녀 개인종합 우승

한국 쇼트트랙이 올해도 두 명의 세계 챔피언을 배출하면서 여전한 최강의 저력을 확인했다.

박세우(39) 선임 코치가 이끄는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서 끝난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노진규(한국체대)와 조해리(고양시청)가 남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남녀 1위를 휩쓰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2003년부터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성남시청)가 세계선수권대회를 5연패 하는 동안 여자부에서 최은경과 진선유(은퇴)가 보조를 맞추면서 2007년까지 5년 연속으로 남녀 개인종합 정상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안현수와 진선유가 나란히 부상으로 주춤하면서 고민도 함께 시작됐다.

안방인 강릉에서 열렸던 2008년 대회에서 한국은 남자부 개인종합 우승을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넘겨줬고, 여자부 정상도 왕멍(중국)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2009년에도 왕멍에게 여자 개인종합 우승을 내준 한국은 지난해 이호석(고양시청)과 박승희(경성고)가 3년 만에 동반 우승을 달성하면서 모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기쁨을 즐길 여유도 없이 '짬짜미 파문'이 터지면서 오히려 쇼트트랙은 문제 종목으로 손가락질 받았고, 대표 선발전 방식이 바뀌면서 일정까지 늦어져 제대로 손발을 맞춰 볼 여유가 사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축 선수들이 나란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던 엄천호(한국체대)가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발목을 다쳤고, 성시백(용인시청)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넘어진 여파로 발목을 다쳐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중도 귀국했다.

여자 대표팀에서도 조해리와 박승희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무릎과 허리 통증을 참고 달리는 상황이었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투혼을 발휘하면서 한국 쇼트트랙은 2년째 남녀 정상을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노진규는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베테랑들을 줄줄이 물리치고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 새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다.

주니어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던 조해리 역시 처음으로 우승 감격을 누리며 그동안 2인자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떨쳐 버렸다.

대표팀은 곧장 팀 세계선수권대회(19~20일)가 열리는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나 올 시즌 '유종의 미'를 준비한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