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정규리그 첫 우승 '매직넘버 4'..모비스는 안방서 LG 제압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2002-2003 시즌부터 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대업을 달성했다.

삼성은 5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70-79로 졌다.

삼성은 그러나 이날 패배와 상관없이 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은 앞서 열린 서울 SK와 대구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7위 SK가 패해 18승30패가 된 덕에 SK가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겨도 최소 6위 자리를 확보한다.

9시즌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다 연속 포스트 시즌 '개근' 기록으로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서 두 번째에 해당한다.

플레이오프 최다 연속 진출 기록은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2시즌 포스트시즌에 이름을 올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보유하고 있다.

해태 시절인 1986-1994년에 9년 연속 진출한 KIA 타이거즈가 그 뒤를 잇는다.

이날 경기에서는 KT가 21점 9리바운드의 '더블-더블'급 활약을 펼친 박상오와 조동현(12점 2리바운드) 등의 선전에 힘입어 삼성을 제압하고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를 4승으로 줄였다.

6연승을 내달리며 37승12패가 된 KT는 2위 인천 전자랜드(34승14패)와 승차를 2.5경기로 벌리면서 남은 5경기를 4승1패로 마무리하면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이날 경기는 외곽포에서 삼성을 압도한 KT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챘다.

경기 시작과 함께 터진 조동현의 3점포를 신호탄으로 삼은 KT는 조동현과 표명일, 찰스 로드가 1쿼터에만 21점을 합작하며 28-15로 멀찍이 앞서갔다.

애론 헤인즈의 골밑 활약과 이규섭의 외곽포를 앞세워 삼성이 추격을 시도했지만, KT는 조성민과 표명일, 박상오가 골고루 3점포를 가동하며 응수해 3쿼터까지 58-46 두자릿수 점수 차 리드를 유지했다.

삼성은 4쿼터 들어 김동욱과 이정섭이 내곽과 외곽에서 골고루 득점을 보태 경기종료 4분30초를 남기고 60-66으로 6점 차까지 좁혔다.

하지만 송영진의 연속 5득점으로 달아나기 시작한 KT는 박상오와 송영진이 번갈아가며 삼성 골밑을 뚫고 득점을 보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승준이 빠진 삼성은 애론 헤인즈가 23점 8리바운드를 올리고 김동욱이 17점, 이규섭과 이정석은 12점씩을 보탰지만, 경기 막판 추격 기회에서 턴오버를 범하는 바람에 경기를 그르쳤다.

한편, 울산 모비스는 6강 플레이오프를 향해 갈 길이 바쁜 창원 LG를 안방에서 79-76으로 제압해 3연승 제물로 삼으며 정규리그 막판 순위싸움에 감초 역할을 했다.

양동근이 혼자 31점(6리바운드)을 쓸어담았고 로렌스 엑페리건은 16점 4리바운드, 박종천은 14점 2리바운드로 거들어 준 덕에 3경기 연속 승리를 챙긴 모비스는 17승31패로 8위 자리를 지키면서 LG에 2연패를 선사했다.

특히 양동근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65-66으로 끌려가던 4쿼터 막판에 3점슛과 골밑슛, 자유투까지 10점을 연속으로 혼자 몰아넣어 75-72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G가 자유투와 골밑 돌파로 추격을 시도했지만, 박종천이 막판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4개를 침착하게 모두 성공시켜 79-76 3점 차로 승리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로 하루라도 빨리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려던 LG는 23승26패로 6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지난 3일의 KT 경기에 이어 2연패를 당하며 기세가 꺾였다.

그나마 같은 시각 열린 SK와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7위 SK(18승30패)가 지는 바람에 앞으로 1승만 더하면 자력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할 수 있게 된 데에 위안을 삼았다.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오리온스와 서울 SK의 경기에서도 오리온스가 SK를 82-77로 제압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SK의 실낱같은 희망을 짓밟았다.

앞선 경기까지 7연패에 빠졌던 오리온스는 40점을 합작한 아말 맥카스킬(22점10리바운드)과 이동준(18점5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SK는 테렌스 레더가 29점 10리바운드, 김효범이 1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5연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또 18승30패가 되면서 6강 플레이오프 탈락까지 1패만 남겨둬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