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인 30만명 유럽 유입 시도 우려

정부 보안군과 반(反)정부 세력 간 유혈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리비아에 내전이 발생했다고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밝혔다.

프라티니 장관은 23일(현지시각)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정부가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북부지방 키레나이카(Cyrenaica)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뉴스통신 ANSA가 보도했다.

그는 "키레나이카는 더는 리비아 정부의 통제 아래 있지 않고 리비아 전역에 걸쳐 유혈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리비아에서 아마도 1천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 정부는 카다피 정부가 계속하겠다고 발표한 "끔찍한 `피의 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이탈리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리비아 사태는 약 30만명의 리비아인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넘어오려 시도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탈리아 정부와 카다피 정부와 유착관계에 대해 "과거 이탈리아는 우리가 해야만 했던 것들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카다피 간 막역한 사이와 국익 등으로 리비아 유혈사태에 대해 카다피에게 미온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는 한때 식민지였던 리비아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나라이고, 리비아 역시 이탈리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 리비아 사태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