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계약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전세보증금을 주변 시세의 80%로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시프트의 전세금 인상폭이 최초 보증금 대비 10% 이내로 제한돼 요즘처럼 주변 아파트의 전셋값이 크게 오를 때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2년 거주 후 계약갱신 때도 최초 보증금 산정 방식과 마찬가지로 주변 시세의 80%로 맞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는 시프트 전세금 인상폭이 제한돼 전셋값 급등기에 시프트 입주자들이 일반 세입자에 비해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SH공사는 주변 시세의 80% 범위 안에서 시프트 전세금을 연간 5%씩 2년 재계약 시점에 최대 10%까지 인상하는 방식으로 보증금을 책정하고 있다.

실제 2009년 1월 최초 입주 당시 전세금이 9867만원이던 은평뉴타운2지구 전용 59㎡ 짜리 시프트의 경우 기존 전세금 인상 폭을 적용해 최근 1억349만원에 재계약됐지만，현재 주변 전셋값의 60% 선에 불과하다.

장지동 장지4단지 59㎡도 같은 기간 1억1109만원에서 1억1664만원으로 555만원이 올랐으나 주변 전셋값의 47% 선에 그친다.

이처럼 입주자들의 이점이 두드러지면서 시프트 청약 경쟁률이 통상 10 대 1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본부장은 "시프트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입주자들에게 지나친 혜택을 주기는 곤란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라며 "주변 전셋값이 오를 때는 시프트 보증금이 올라가지만，전셋값이 내릴 때는 입주자들의 보증금도 함께 내려가게 되므로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전셋값 상승 폭이 큰 만큼 계약갱신 때 보증금을 크게 올려 줄 수밖에 없어 일부 시프트 세입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