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회복 주력 다짐…국내 증시 상승흐름 전망
한미 FTA 조기비준 촉구는 구문…즉각 영향 없을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서 한 국정연설에서 미국 경제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가 한층 견고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증시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함에 따라 국내 증시가 유동성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펀더멘털 개선을 바탕으로 장기적 상승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 촉구는 이미 수차례 반복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즉각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해석했다.

전날 오바마는 새해 시정방침을 담은 국정연설에서 미국 경기가 지난 2년간 침체기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았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및 연구 분야 투자를 늘려 국가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도 과감히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오바마 대통령 연설 내용으로 미뤄 올해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이 진행될 것"이라며 "세계 경기와 연관성이 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이에 따른 국내 증시의 추세 상승을 기대할 만 하다"고 밝혔다.

곽 연구위원은 때마침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3.0%로 올린 것도 올해 미국의 빠른 경기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IMF는 이날 세계 경제성장률도 기존의 4.2%에서 4.4%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포인트 올렸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정 연설 내용이 예상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선진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무게를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국정 연설이 국내 증시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시장에서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선진국 경기 회복에 대해 좀 더 믿음을 갖게 해줬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국정 연설 시간은 작년보다 8분이나 짧다"며 "할 말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걱정거리도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경기가 회복된다고 가정할 때 수출주를 투자 대상 우선순위에 두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IT와 자동차 업체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가 상대적으로 더 크고, 한미 FTA 체결도 오히려 호재라는 설명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요즘처럼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선진국 경기 회복과 한미 FTA 체결 양쪽 경우 모두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출주를 포트폴리오 중심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동필 연구위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에너지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착안, 국내서도 관련주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