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인 정몽규(49)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K-리그를 이끌어갈 새로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수장이 됐다.

프로연맹은 27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정몽규 부산 구단주를 3년 임기의 제9대 프로연맹 총재로 추대했다.

프로연맹은 또 임시총회에서 새로운 집행부 출범을 앞두고 다른 프로 종목들과 비교할 때 수장의 지위를 대등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회장의 명칭을 총재로 바꾸기로 했다.

김정남 연맹 부회장이 임시 의장을 맡은 이날 임시총회에는 총 19명의 대의원(축구협회 2명, 프로연맹 17명) 가운데 3명의 대의원이 불참해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정남 부회장이 먼저 총재 추대 안건을 회의에 올리고 나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 사장이 대의원들에게 정몽규 구단주의 단독 후보 추대 경과를 보고했다.

이어 김 부회장이 정몽규 구단주의 신임 총재 추대 안건을 재상정했고, 대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정몽규 구단주를 제9대 총재로 선임했다.

정몽규 구단주는 대의원들에게 수락 의사를 밝히고 프로연맹 깃발을 건네받으면서 제9대 프로연맹 총재로 취임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사촌 동생인 정몽규 신임 총재는 울산 현대(1994-1996년)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1997-1999년) 구단주를 거쳐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를 맡은 프로축구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정 신임 총재는 오는 3월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스폰서십과 TV중계권 해결과 함께 프로축구 활성화와 승강제 시행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 총재는 "K-리그를 위해 일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 어깨도 무겁다"며 "지난해 K-리그를 찾아준 280여만 명의 팬들이 희망이자 원동력이다.

연맹과 구단, 선수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팬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프로축구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무기력증을 앓아왔던 게 사실이다"며 "팬들을 끌어모으려면 무대에 오르는 가수처럼 최고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