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대통령 서명과 비준서 교환 후 발효
START와 미 MD 간 연계성 이견 걸림돌로 남아


러시아 연방회의(상원)가 지난해 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비준안을 26일 통과시켰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비준안 검토 회의에 참석한 상원 의원 137명 전원이 비준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의원들은 질의응답 등을 포함해 15분 만에 비준안 승인을 끝냈다.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미하일 마르겔로프는 비준안을 제출하면서 "새 START 협정이 지구의 핵 위험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하루 전인 25일 START 협정에 대한 비준 절차를 마쳤다.

러시아 상.하원 비준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새 START 협정은 러.미 양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과 비준서 교환이 이루어지면 정식 발효된다.

러시아 의회가 승인한 비준안에는 START 협정과 미국이 유럽에 구축 중인 미사일 방어(MD) 시스템과의 연계, 러시아 정부의 전략 핵전력 발전 프로그램 채택, 러시아의 START 협정 탈퇴 조건 명시 등 5개 단서 조항이 포함돼 있다.

단서 조항에는 특히 START 협정과 미국 MD 간의 연관 관계를 규정한 협정서 전문 조항이 양측에 의해 충분히 고려돼야 하며 이 조항은 모든 법적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이에 따라 협정과 미 MD 간의 연관성 문제가 향후 협정 이행 과정의 걸림돌이 될 소지가 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말 미 상원 의원들이 START 협정과 미국 MD 간의 연계를 명시한 협정 전문 조항을 문제 삼아 비준을 미루자 '이 조항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미국의 MD 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설득했다.

이후 미 상원의 여.야 의원들은 START와 MD가 무관하다는 내용을 결의안에 포함시키는 조건으로 비준안을 통과시켰었다.

이처럼 협정 전문 조항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의원들이 서로 상반되는 해석을 비준안에 포함시킴으로써 협정 이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새 START는 각국이 실전 배치한 전략 핵무기를 이전 협정의 2천200기에서 1천550기로 줄이고, 상호 무기 모니터·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