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크게 오르며 설을 앞둔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 경기지역 주부 630명을 대상으로 설 경기를 조사한 결과 70.2%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대답했다고 13일 발표했다. 호전됐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주부들이 체감하는 설 경기가 작년에 비해 크게 나빠지면서 지출 규모도 작년에 못 미칠 것으로 조사됐다. 49.4%는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 답했고 38.6%는 줄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늘리겠다는 주부는 12%에 불과했다. 지출 규모를 줄이는 이유로는 물가상승 등에 의한 실질소득 감소(41.2%)와 경기불안 지속(28.0%),가계부채 부담(23.0%)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소비심리도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에 비해 물가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며 불안심리가 커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소비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부 대책으로는 절반 이상인 51.5%가 물가안정이라고 지적했다.

물가안정이 시급한 품목으로는 농수산물(49.8%)이란 대답이 가장 많았으며,교육비(17.5%),가공식품(10.8%) 순이었다. 지난해 이상기온 현상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이 답변에 크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설 연휴 중 귀향계획을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66.0%가 없다고 대답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