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원 빵구매후 개인정보 노출..경찰 수사중

대만 국립 대학 박사출신 기업 간부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박스당 99대만달러(한화 약4천원)짜리 빵을 구매하고 개인정보가 노출돼 1천200만대만달러(한화 약 5억원)를 전화 사기단에게 사취당해 대만 사회 최대 화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첨단기업들이 밀집한 신주(新竹)시 소재 하이테크 기업 간부 장(張.43)씨로 작년 11월말부터 약 2주간 7차례에 걸쳐 1천200만대만달러를 사기꾼들에게 넘겨준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이달 3일 경찰에 신고했다.

장 박사는 지난해 11월27일 '너무 맛있어 눈물이 난다'고 광고한 프랑스식 빵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만 조풍(兆豊)은행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빵은 받지도 못 하고 알뜰하게 모은 거액만 날리고 가족에게 알리지도 못 하고 있다.

대만 인터넷 사이트들은 그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빵을 샀고, 박사가 너무 조심성이 없고, 치안이 불안하다는 등 각종 글들로 도배되고 있으며 TV와 신문들은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장 박사가 결제하자 즉각 쇼핑몰 회계라고 사칭한 여자가 전화를 걸어와 조작 잘못으로 분할 납부를 선택해 돈이 계속 빠져나갈 수가 있으니 조풍은행에 전화하여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곧 이어 조풍은행 경리를 사칭한 남자가 전화해 할부 납부를 취소하라고 요구해 박사가 따라 하자 다시 그가 전화해 조작이 잘못돼 취소되지 않았고 계좌이체가 되었으므로 계좌내 남은 돈은 안전하게 장 박사의 다른 계좌로 입금시키라고 요구했다.

박사가 이에 따라 잔액을 국태세화(國泰世華)은행에 개설된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자 이번에는 이 은행 경리 사칭자가 전화해 조작 잘못으로 계좌가 동결돼 행정원 금융감독관리위원회가 관리하기 시작한다고 통보했다.

다음날 금융감독관리위 사칭 관리가 전화해 조작 잘못으로 돈세탁 혐의를 받게 되었으며 결백을 증명하려면 박사의 모든 돈을 금융감독관리위에 넘기면 관리, 조사한 후 돈을 돌려준다고 말했다.

순진한 박사님은 이 말마저 믿고 빵구매후 이틀만인 11월29일부터 약 보름간에 걸쳐 부친에게서 빌린 돈 400만대만달러(한화 약 1억6천만원)등 1천200만대만달러를 금융감독관리위 사칭자에게 넘겨준 후 금감위에서 다시 전화가 오지 않자 수상히 여겨 새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쇼핑몰이나 신용카드 개인 정보가 노출돼 발생한 범죄로 보고 수사중이지만 아직 단서를 잡지 못 하고 있다.

대만은 전화사기가 세계적으로 발달한 지역으로 2004년 전화사기 방지 핫라인이 개통된 이래 370만건이 신고돼 4만8천건이 처리됐으며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민 특파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