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단장, 감독 등 구단 수뇌부를 모두 바꾸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SK 와이번스에서 풀린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38)을 전지훈련지로 불러 테스트한다.

삼성 관계자는 4일 "8일부터 시작할 괌 전지훈련에 카도쿠라를 초청, 류중일 감독과 코치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테스트한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카도쿠라에 미련을 보인 건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실력이 검증된 데다 동료와 관계도 원만한 덕분이다.

2009년 SK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한 카도쿠라는 지난해 14승7패 평균자책점 3.22를 남기는 등 2년간 22승11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고 SK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작년 말 왼쪽 무릎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진단을 받아 SK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카도쿠라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한 외국인 선수 재계약 최종일(12월31일)까지 SK와 계약하지 못하면서 나머지 7개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상태로 풀렸다.

물론 SK의 보류 선수에서도 빠졌다.

당시 카도쿠라는 투수라면 누구나 지닌 고질병으로 재활로 충분히 나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SK는 카도쿠라의 기량은 여전하나 수술하면 초여름까지 뛸 수 없고 무릎 통증으로 8월 이후 저조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재계약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카도쿠라를 직접 접촉한 삼성 관계자는 "먼저 카도쿠라가 재활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기에 우리가 스프링캠프에서 확인할 것이다.

합격점을 받으면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카도쿠라 카드가 불발되면 미리 찍은 또 다른 일본인 투수 가네무라 사토루(35)를 쓸 예정이다.

1998년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고 2002년부터 4년 내리 두자릿수 승리를 올린 가네무라는 일본에서 통산 89승8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89를 올렸다.

삼성은 최근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경험이 많은 가네무라와 연봉 2천만엔에 계약했으나 신체검사에서 팔꿈치 등에 문제가 발견되고 카도쿠라가 시장에 나오자 방향을 급선회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