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대상' 공정성 논란.'연기대상' 공동수상 논란
시청률 20%대→10%대 하락..SBS에 추월

MBC의 연말 시상식이 공정성 논란과 나눠주기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29일 방송된 '방송연예대상'은 '시청자가 뽑은 베스트 프로그램상'의 선정 과정을 놓고 조작 논란을 겪고 있으며 30일 열린 '연기대상'은 공동 수상이라는 애매한 결과를 내 놓아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 같은 잡음은 시청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보였던 예년과 달리 올해 MBC의 연말 시상식은 10%대로 시청률이 곤두박질 쳤고 SBS의 연말 시상식에 추월당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공정성 논란 '연예대상' =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의 경우, '세바퀴'가 베스트 프로그램상을 수상했으나 시청자들은 투표 결과에서는 '무한도전'이 '세바퀴'를 수십배 가량 앞섰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돌고 있는 인터넷 득표수 캡처 사진에는 인터넷 투표 마감 직전인 오전 1시29분를 기준으로 '무한도전'은 11만4천명, '세바퀴'는 4천명의 표를 얻은 것으로 나와 있다.

'무한도전'이 '세바퀴'보다 30배 가까이 많은 표를 얻었지만 상은 '무한도전'이 아니라 '세바퀴'의 차지로 돌아간 것이다.

MBC측은 이에 대해 "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하고 중복 투표를 제외하다 보니 네티즌이 확인한 투표수와 실제 집계 결과가 차이가 난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가중치를 줬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은 '네티즌이 뽑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상에 이렇게 많은 표 차이를 뒤집을 만한 가중치를 부여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동수상 비난 '연기대상' = '연기대상'은 최고상인 대상에 대한 공동 수상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MBC는 이날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와 '동이'의 한효주에게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었다.

대상이 2명 이상의 수상자에게 공동으로 수여된 것은 2008년 한차례 있었지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많았던 당시와 MBC가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당시에는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이 공동수상했다.

두 드라마 모두 20%를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김남주가 출연 중인 '역전의 여왕'은 시청률이 1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MBC 입장에서는 잘못 지어진 올 한해 '드라마 농사'의 결과물을 놓고 내린 궁여지책일 수 있으나 상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린 셈이 된 것이다.

공동 수상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는 것은 시상식이 한 해를 정리하며 최고를 가리는 자리라기보다는 자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기자들에 대한 배려의 자리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상이란 원래 희소성이 있어야 그 값어치를 할 것인데. 이건 뭐 나눠먹기식이니 아예 시상식을 없애는 것이 더 나을 듯하네요"(nsh6717), "받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찝찝하고 불쾌한 공동수상은 더 이상 없었음 좋겠네요"(alum76) 등 비난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새는 진행 '눈살'..시청률 10%대 하락 = 진행자들이나 일부 시상자들의 실수도 비판의 포화를 받고 있으며 긴장감이 떨어지는 까닭에 시상식을 보는 재미 자체도 떨어졌다는 비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연예대상'의 진행자 이경실은 수상 소감이 나오는 중 끼어들기식 코멘트를 해 눈총을 받았고 대상 시상자인 황희만 MBC 부사장은 대상 발표를 소개하는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수상자를 말해 보는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연기대상' 역시 시간에 쫓긴 나머지 수상자 발표와 수상소감이 건조하게 이어지는 방식의 '심심한' 전개가 계속됐다.

시청자들에게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일 뿐인 김재철 MBC 사장의 시상 전 긴 코멘트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미숙한 진행은 시청률에 그대로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드라마와 예능에서 다른 지상파 방송사에 우위를 보였던 MBC는 그동안 연말 시상식의 시청률에서 타 방송사를 압도해왔다.

TNmS의 집계에 따르면 '방송연예대상' 2부는 11.2%의 시청률로 14.5%를 기록한 'SBS 가요대전'에 3.3% 포인트 차이로 추월당했으며 '연기대상' 2부는 15.1%를 기록, 16.6%를 얻은 'SBS 연예대상'에 1.5% 포인트 뒤졌다.

대상 시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2부의 시청률만을 따져봤을 때 '방송연예대상'은 2008년 20.6%, 2009년 24.0%였으며 '연기대상'이 2008년 28.6%, 2009년 25.4%였던 점을 고려하면 MBC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시청률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