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단골기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F-5 전투기가 비행 중 한쪽 엔진이 꺼지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5일 강릉비행장을 이륙한 F-5 전투기의 왼쪽 엔진이 꺼지는 사고가 있었고, 하루 전인 14일 청주비행장을 이륙한 같은 기종의 전투기도 한쪽 엔진이 꺼졌다가 조종사의 긴급처치로 되살아났다.

공군 관계자는 "3세대 전투기인 F-5E나 F-5F는 공기 흡입구가 작아서 급격히 회전할 때 연료와 공기 비율이 맞지 않아 간혹 한쪽 엔진이 꺼질 수 있다"며 "올해 들어 이런 사고는 4차례 있었고, 지난 10년간 40여차례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개의 엔진이 동시에 꺼지는 것은 아니며 조종사들이 이에 대한 긴급처치법에 능숙하다"고 말했다.

자칫 큰 사고로 연결될지도 모르는 기체결함이 있는데도 공군은 조종사의 능숙한 대응에만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F-5 전투기는 모두 20~30년 이상된 노후 기종으로, F-5E는 1975년부터 미국에서 도입됐고 F-5F는 1983년부터 국내에서 조립, 생산됐다.

통상 30년 정도인 전투기 정년을 넘겼거나 정년에 가까운 기종이 대부분인 F-5는 사고도 빈번한 편이다.

2000년 이후 8건의 사고에 11대나 추락했다.

군 당국은 한국형 전투기(KF-X)를 국내에서 개발해 F-5 전투기를 대체할 계획이나 아직 탐색개발도 끝나지 않았다.

당국은 내년부터 2년간의 탐색개발을 거쳐 2012년 말께 개발 타당성을 재평가해 본개발(체계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