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D램 반도체와 달리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단기 급등세다. 주력 모델 중 하나인 멀티레벨셀(MLC) 16기가바이트(GB)는 한 달 새 23% 이상 올랐다.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장착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도시바 생산라인의 정전 사태로 전 세계 낸드플래시 공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6기가 MLC 낸드플래시는 23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개당 0.02달러 오른 4.63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한 달 전의 평균 거래가(3.76달러)에 비해 23.1% 오른 것으로 지난 9월28일 이후 최고가다.

지난 10월 하순 4달러 중반에서 지난달 3달러 중반으로 떨어졌던 이 제품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지난 8일 발생한 도시바 생산라인 정전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생산라인은 일정시간 전기 공급이 끊기면 품질이 나빠져 상당량의 제품을 폐기해야 한다"며 "이번 정전으로 내년 2월까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최대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 팽창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낸드플래시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등 휴대폰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 선점경쟁을 벌이면서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보다 38% 늘어날 것으로 정보기술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최근 1달러 선이 무너진 D램(DDR3 1GB 기준)과는 달리 낸드플래시 가격은 내년 상반기까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송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