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애도성명 "마지막까지 투사"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대동맥 파열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리처드 홀브룩 미국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특사가 13일 별세했다.

향년 69세.

홀브룩 특사는 미 국무부에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차관보를 각각 역임하는 등 장관을 뺀 거의 모든 고위직을 맡은 전대미문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중국 문제를 담당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유럽 담당 차관보로 보스니아 전쟁을 끝내는 데 이바지한 인물이다.

특히 1977~1981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로서 10.26 직후 최규하 권한대행 체제에서 진행되는 정치일정에 깊숙이 관여했고, 12.12 사태 직후에는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미대사에게 신군부의 권력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는 입장을 취하게 하는 등 당시 미국의 대한(對韓) 정책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은 나에게, 미 국무부에, 미국에 슬픈 날"이라고 애도한 뒤 "예상대로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투사였다"면서 "의사는 그의 의지와 힘에 놀랐겠지만 친구들에게는 그게 바로 홀브룩 특사의 모습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AFP통신이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그러면서 "오늘 미국은 가장 치열했던 용사와 가장 헌신적이었던 공직자를 잃었다"며 "동남아시아에서 냉전체제 이후의 유럽에 이르기까지 전세계는 그의 공헌으로 인해 평화로운 미래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홀브룩 특사의 임종 직전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미국 외교정책에 있어 우뚝 솟은 인물이었다"면서 "나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팀에서 비판적인 일원이었고, 미국과 전세계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지치지 않는 공직자였다"고 애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홀브룩 대사의 업적으로 인해 미국은 더 안정되고, 세계는 더 안전한 곳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