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는 데 결정적인 홈런을 날리고 타점을 올렸던 추신수(28.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연말 미국으로 출국,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8일 마포구 도화동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야구인의 밤' 행사에서 특별상을 받은 추신수는 "연말 미국으로 돌아가 계약 관련 논의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운동을 거의 안 했기에 내년을 대비해 곧바로 몸을 만들겠다.

1월은 운동을 해야 하는 시기"라며 각오를 다졌다.

국민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한 추신수는 지난 10월 귀국 후 아시안게임 준비로 바빴고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는 TV 예능프로그램 출연, 봉사 활동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분주히 움직였다.

심하게 충혈된 추신수를 보면서도 연말 자리를 빛내달라는 요청은 곳곳에서 쇄도했다.

요즘 한창 관심이 쏠린 내년 시즌 몸값에 대해 추신수는 액수보다는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미국 언론에서는 현재 클리블랜드가 추신수에게 3년 이상, 2천만달러가 넘는 장기 계약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날은 1년간 400만달러를 제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추신수는 "미국 언론의 전망에 기분은 좋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풀타임) 첫 3년간은 구단에서 주는 만큼만 받아야 하는 게 규정이다.

개인적으로 얼마를 받고 싶겠다는 생각보다 그간 내가 남긴 성적만큼 대우받고 싶다"며 몸값 협상에서 제 목소리를 확실히 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2008년부터 풀타임에 출장, 올해로 3년을 채운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구단 사상 11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타율 3할을 때리고 20홈런과 20도루를 달성, 신기원을 열었다.

빅리그 최저 연봉보다 약간 높은 46만1천달러를 연봉으로 받은 추신수의 내년 몸값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받은 병역 특례조치 덕분에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메이저리그 최고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모든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이상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구단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추신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했고 꿈만 같았다.

하지만 주위에서 많은 분이 축하해주시고 여러 곳에서 상도 주시면서 요즘 들어 많이 느끼고 있다.

뜻깊은 한해였다"고 올해를 되돌아봤다.

이어 "수비를 하다 오른손 엄지를 다치기도 했지만 수술하지 않고 시즌을 마쳤고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 특례를 받아 10년 묵었던 마음의 짐을 털어냈다.

어느 해보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간 뛰면서 병역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한 추신수는 "이제 문제를 해결한 만큼 좀 더 집중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

좌우명이 '올해보다 나은 내년'인만큼 홈런 1개, 안타 1개라도 더 올리겠다.

마음은 현재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이 팀 합숙훈련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추신수는 "운동선수는 긴 시즌을 치른다.

잘 쉬어야 내년을 대비할 수 있다"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스프링캠프 개막 때 몸을 만들지 못한 선수는 마이너리그로 간다.

프로라면 준비 여하에 따라 성적과 연봉에서 차이가 나기에 알아서 잘 할 수밖에 없다.

운동은 운동이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쉬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그런 현실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