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향후 2~3년 내에 획기적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힘에 따라 관련 제약 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세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화이자가 존슨앤드존슨과 손잡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릴리,BMS,로슈 등 다른 다국적 제약사들도 개발 경쟁에 뛰어 들었다.

스티븐 로마노 화이자 의약개발 담당 부사장(사진)은 2일 뉴욕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바피뉴주맙은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멈추게 할 수도 있어 수년 안으로 치매치료제 시장에 빅뱅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시장 선점전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바피뉴주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단백질의 항체로 작용해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다.

로마노 부사장은 "바피뉴주맙에 대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에 이미 착수했으며 2~3년 안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5세 이상 노령으로 진입하면 알츠하이머 발병률은 2배 이상 늘어나게 되고,2050년께면 1억3000만~1억5000만명의 인구가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란 게 학자들의 전망"이라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은 인류 건강사에서 획기적 진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뒤질세라 일라이 릴리는 '솔라네주맙(Solanezumab)'성분,로슈는 'DBT-066' 성분의 RAGE 수용체 차단제 치매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들 신약 후보 물질은 베타아밀로드 단백질이 혈액으로부터 뇌 속으로 진입하는 것을 매개하는RAGE 수용체를 차단해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지 못하게 한다. DBT-066은 묵인희 · 이지우 서울대 교수팀이 개발한 것을 로슈가 2억9000만달러를 들여 기술 이전받은 물질이다. 이를 포함,미국에서는 98종의 치매 치료제 신약이 개발됐거나 연구 중이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와 시장 전망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막 구성성분이 변해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끼고 학습능력 및 기억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감소되는 것이다.

현재 팔리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뇌내 신경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고갈되지 않도록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AchE)라는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약효를 발휘하는 기전이다.

하지만 AchE를 억제하면 전신에서 아세틸콜린의 작용이 강해지게 마련이고 이에 따라 근육경련 피로감 불면증 어지럼증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기존의 치료제와 달리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걸 막거나 이를 말끔히 치워버려 병의 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의약산업 분석회사 데이터모니터는 인구고령화 속도와 함께 혁신신약 등 출시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09년 47억달러에서 2019년 119억달러 수준으로 향후 10년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도 2007년 35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 규모로 커지는 등 활황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치매 환자는 47만여명으로 유병률이 8.8%에 이른다. 2005년 35만2200명(8.07%)이었던 치매 환자는 점차 증가해 2050년엔 200만명(13.1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손성태/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