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사이버대(원격대)가 지난 1일부터 일제히 신ㆍ편입생 모집에 들어갔다. 2000년 처음 설립된 사이버대는 올해로 출범 10년째를 맞았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데다 등록금이 기존 오프라인 대학보다 훨씬 싸다는 장점을 내세워 학생 수를 불려왔다. 실용적인 교육 과정과 눈길 끄는 이색학과들도 많아 최근 들어 직장인들의 학위 취득 및 재교육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인가한 사이버대는 올해 신설된 한국복지사이버대를 포함해 총 20개교다. 이 중 고등교육법상 사이버대가 18개교,나머지 2곳은 평생교육법상 원격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된다. 사이버대는 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고 해외 대학과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평생교육시설은 그렇지 못한 점이 다르다. 20개교 중 17곳은 학사학위 과정(4년제)을,3곳은 전문학사학위 과정(2년제)을 운영하고 있다.



◆대졸 입학생 증가 추세

교과부에 따르면 올해 19개 사이버대에 입학한 학생은 총 2만3979명으로 이 중 70%가량이 직장인으로 조사됐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실무에 필요한 직업 능력을 개발하는 교육기관으로 사이버대가 각광받고 있다는 얘기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7.2%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4.4%로 그 뒤를 이었다. 40대(20.3%)와 50대(5.4%) 입학생도 매년 그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학력별로는 고졸자(검정고시 포함)가 61.8%로 가장 많다. 이어 전문대졸(30.7%),대졸(6.4%),대학원졸 이상(1.1%) 등이다. 2002년 87%를 넘었던 고졸자 비율은 꾸준히 낮아지는 대신 전문대졸과 대졸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색 전공 눈길

사이버대는 경영 부동산 사회복지 등 인문 · 사회계열과 컴퓨터공학 디지털디자인 등 IT(정보기술) 계열,미술경영 무용 등 문화예술계열 등 오프라인 대학이 가진 학과들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학과 및 교육학과 등 국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과나 부동산학과,외국어 관련 학과 등 실용 학과가 인기다.

최근엔 학교별로 오프라인 대학에는 없는 이색 학과를 개설,직장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디지털대는 디지털패션과 엔터테인먼트경영 학과를 신설했다. 서울사이버대는 △가족상담 △군경상담 △보건행정 학과를,경희사이버대는 △NGO △관광레저경영 △외식농수산경영 학과를 각각 개설했다. 한양사이버대는 △지적 △공간디자인 △호텔관광경영 학과를,고려사이버대는 △정보관리보안 △미디어디자인 학과를 새로 만들었다.

사이버외대는 △한국어 △언론홍보 학과를,대구사이버대는 △특수교육 △미술치료 △지역사회개발 학과를,세종사이버대는 △조리산업경영 △외식창업프랜차이즈 △유비쿼터스컴퓨팅 학과를 신설했다.

◆학기당 등록금 100만원 선

사이버대의 등록금은 오프라인 대학과 달리 학생이 수강하는 학점 수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1학점당 6만~8만원으로 18학점 신청 기준으로 한 학기당 108만~144만원 정도다. 일반 대학의 3분의 1 수준이다. 학교별로 직장인,주부,제휴업체 재직자,직업군인,기초수급대상자 등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수업료를 감면해 주는 다양한 장학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영수 서울디지털대 대외협력처장은 "원격대학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데다 실용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의 학위 취득이나 재교육에 적합하다"며 "각 대학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교수진,재학생 규모,샘플강의 등을 철저히 비교해 본다면 학교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일부터 일제히 원서접수

서울사이버대 등 20개 사이버대가 모두 지난 1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원서는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으로 접수하며 수능성적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대학별로 지원서와 학업계획서,적성검사 등으로 학생을 뽑는다. 경희사이버대와 세종사이버대 등 일부 학교는 논술고사를 치른다. 신입학은 고교 졸업 이상 학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4년제 대학 졸업자 또는 학점인정 기관에서 각각 35학점,70학점 이상을 얻은 사람은 2학년과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