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연평도 '방어→공격'개념 수정될듯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 발표를 통해 서해 5도 수호 의지를 천명하고 고강도 국방개혁 의지를 거듭 다짐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우리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면서 "서해 5도는 어떠한 도발에도 철통같이 지킬 것이다.

우리 군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국방개혁은 계획대로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서해 5도를 철통같이 지킬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담화문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국군통수권자가 서해 5도 수호 의지를 강력히 천명한 이상 이에 대한 군당국의 후속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대한 군의 전략개념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군은 그간 백령도와 연평도에 최소한의 병력을 유지하면서 적의 상륙을 저지하는 거점방어 지역으로 설정하고 화력과 병력을 배치해왔다.

즉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병부대는 공격개념이 아니라 방어개념에서 운영해 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백령도와 연평도에는 K-9 자주포 외에는 변변한 공격무기를 갖추지 못했다.

해병대는 그간 북한의 기습공격에 대비해 합참에 화력을 보강해주도록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방어적인 전략개념에 따라 번번이 관철되지 못했다.

다만, 1999년 1차 연평해전이 벌어진뒤 연평도에 K-9 자주포 2문, 백령도에 4문이 배치됐다.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뒤에는 각각 6문으로 배치되는 등 화력보강이 땜질식으로 이뤄져왔다.

해병대가 명목상 독립부대로 운영되고 있지만 예산, 인사, 군사권이 해병대 권한 밖에 있어 화력배치 또한 해병대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기를 들고 싸우는 군대가 필요한 무기를 가져다 쓸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와 예비역들은 북한군의 백령.연평도 기습상륙 점령 시나리오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서해 5도에 대한 전략개념을 '방어'에서 '공격' 개념으로 전환하자는 지적이 급속히 탄력을 받고 있다.

또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고 국방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담화문도 국방개혁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방개혁선진화추진위원회는 최근 내년부터 추진할 국방개혁 69개 과제를 확정해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국방부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과제에는 군 구조개선과 부대 효율화, 장성 수 감축,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교육, 육.해.공군본부 총사령부체제로 개편 등이 담겨 있어 1980년대 국방개혁안인 '818계획'에 버금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방예산 효율화와 군 조직 슬림화 등의 개혁도 추진될 전망이다.

군 외부에서는 한 해 30조원 가까운 '혈세'가 효율적이고 적정하게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강골'로 평가받는 김관진 국방장관 내정자가 이 대통령의 국방개혁 신념을 정확히 짚어 정부와 군의 입장을 잡음없이 조율해가는 것이 국방개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