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여왕' 장미란이 3수 만에 마침내 아시안게임에서도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장미란은 19일 중국 둥관시 둥관체육관에서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5㎏ 이상급 경기에 출전해 인상 130㎏,용상 181㎏,합계 311㎏을 들고 우승,앞서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로 발길을 돌렸던 아쉬움을 떨쳐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 연속 우승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 장미란은 마지막 남은 메이저대회인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그랜드 슬램'을 이뤘다.

일찌감치 국내 무대를 휩쓴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4연패의 위업을 이루며 여자 역도의 최정상을 지켜왔지만 유독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없었다.

상지여중 3학년 때인 1998년 10월 바벨을 처음 잡은 장미란은 곧 국내무대를 평정한 뒤 2002년 부산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합계 272.5㎏로 당시 일인자였던 중국의 탕공홍(287.5㎏)에 이은 은메달을 따내며 가능성을 확인한 데 만족해야 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은 장미란에게 약속된 무대 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중국 무솽솽(합계 317㎏)에게 4㎏이 모자란 은메달이었다. 이제 그에게 마지막 남은 한 조각은 유일하게 시상대 맨 위에 오르지 못한 아시안게임.이날 인상 2차 시기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10㎏ 낮은 130㎏을 성공한 후 용상 2차시기에 181㎏를 성공하며 합계 311㎏을 들어올린 멍수핑(중국)과 같은 무게를 만들었다. 멍수핑이 마지막 3차 시기에서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182㎏에 실패하면서 체중이 적은 장미란이 우승을 확정했다. 장미란은 두 손에 얼굴을 묻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편 한국은 종합 2위를 향해 이날도 금메달 행진을 지속했다. 여자 펜싱의 간판 스타 남현희(29 · 성남시청)는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천진옌(중국)을 15-3으로 격파하고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구본길(21 · 동의대)은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에서도 '무서운 고교생' 이대훈(18 · 한성고)이 남자 63㎏급에서,노은실(21 · 경희대)은 여자 62㎏에서 금메달을 각각 추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는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잡고 3회 연속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해 24년 만의 정상 정복에 한 걸음 다가섰다. 대표팀은 이날 10명이 싸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1-1 상황에서 연장 전반 2분 터진 박주영(AS 모나코)의 결승골과 연장 전반 12분 김보경(오이타)의 쐐기골을 보태 3-1로 이겼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대회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졌던 아픔을 16년 만에 되갚았다. 한국은 이날 승부차기 끝에 북한을 제압한 아랍에미리트와 23일 준결승전을 펼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