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 3㎞ 개인추발에서 아쉬운 은메달에 머문 이민혜(25.서울시청)의 표정은 여전히 밝았다.

14일 광저우대학타운 벨로드롬에서 벌어진 개인추발 최종 결승전에서 2위에 오른 이민혜는 경기 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은메달을 따내서 기쁘다.

(1위에 오른)중국은 세계 수준에 근접한 것 같다"며 경쟁자에게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마지막 경기에 져서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이민혜는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도 "솔직히 어떻게 기쁠 수 있겠나.

만족할 수 없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의 성적을 떠올린다면 그럴 만도 했다.

이민혜는 당시 여자 3㎞ 개인추발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인기 종목에 속하는 사이클에서도 특히 척박한 여자 사이클의 토양 속에서 일궈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여자 사이클 선수라고 해야 전국을 통틀어 100명을 넘기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민혜는 한 종목에 집중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국제적인 선수로 자라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이클을 타기 시작한 이민혜는 2002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스프린트 2위를 달성하며 단거리 선수로 처음 국제무대에 족적을 남겼다.

이후 경륜부터 장거리 도로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성적을 낸 이민혜는 올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개인추발 2연패를 달성하겠다며 의욕적으로 훈련했지만 아쉽게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이민혜는 "원래 목표 기록을 37~38초 정도로 잡았는데, 이루지 못했다.

사실 오늘 결선 1라운드에서 예선보다 기록이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가졌다.

금메달에 도전해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은메달이 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6년 도하 대회를 준비하던 과정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훈련이 그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특히 직전 마무리 훈련이 부족했던 것 같다.

또 기술적으로도 한 템포 늦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민혜가 광저우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포인트레이스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고, 도로 독주에 출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민혜는 오히려 "앞으로 더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보다는 런던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혜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원래 주종목이었던 단거리 옴니엄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민혜는 "내가 정말 준비해야 할 종목은 옴니엄이라 생각한다.

빠르게 단거리를 달리는 게 내게도 더 잘 맞는다"며 "열심히 런던까지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광저우=연합뉴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