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2010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개막한 지 3일이 지났지만 경기장 입장권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우슈, 댄스 스포츠 등 중국 관중이 선호하는 일부 종목에서는 만원 열기가 느껴지지만 다른 경기장 대부분은 썰렁하다.

중국은 13일 수영에서만 4개의 금메달을 쓸어갔다.

주첸웨이, 자오류양 등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이날 아오티 아쿠아틱센터 관중석은 절반밖에 차지 않았다.

그나마 관중의 상당수는 선수와 팀 관계자였다.

야구 예선리그에서 빅카드로 꼽히는 13일 한국-대만과 경기는 더욱 심각했다.

중요 경기임에도 경기장은 텅 비다시피 했고 총 관중 수는 665명으로 집계됐다.

이 경기장은 3천석 규모다.

특히 지난 8일 한국과 북한 경기는 3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열렸지만 관중은 1만 명도 되지 않았다.

문제는 경기장은 텅 비어도 정작 관람하려는 관중은 표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 입장권은 이미 거의 매진됐다.

광저우 한인체육회는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직위원회가 입장권 일부만 판매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현지 관공서 등에 선심성으로 나눠줬다는 것이다.

'선심성 입장권'의 상당수는 암표상으로 흘러갔고, 공짜 표를 손에 넣은 현지인마저 경기장을 찾지 않으면서 경기장이 비게 됐다는 지적이다.

윤호중 광저우 한인체육회장은 "10~20위안에 불과한 한국-대만 야구 경기 입장권을 1천300위안이나 줬다"라며 "어렵게 경기장에 들어섰는데 정작 관중석이 텅 빈 것을 보고 분통이 터졌다"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암표 값이 워낙 비싸 400여 명의 교민이 경기장 바깥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돌아갔다.

하지만 대만인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비자만 보여주고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라면서 "광저우 현지에 체육계 고위 관계자들이 많이 온 것으로 아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이 출전하는 주요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기 때문에 암표 값이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요 종목의 준결승전, 결승전 등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윤 회장은 "15일 열리는 한국과 중국의 축구 경기는 특히 표를 구하기 어렵다"라며 "암표 한 장당 300원씩 주고 어렵사리 150장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대한체육회 측도 "양궁, 배드민턴, 탁구, 사격 등 우리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의 입장권을 구하려고 조직위에 계속 문의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답은 '매진됐다'라는 말 뿐이다"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표를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2012년 런던올림픽 예산(약 16조1천억원)을 능가하는 금액과 60여만 명의 자원봉사자를 투입해 놀라게 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 관객을 위한 배려에서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광저우=연합뉴스)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