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선진국의 내수소비 확대 정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 달러 약세 현상에 우려를 표시했다.

브라질 국영 아젠시아 브라질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룰라 대통령은 "선진국들은 신흥국가들이 한 것처럼 내수시장 소비를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전 세계가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신흥국가들이 금융위기가 고조됐을 때 내수부양 정책을 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선진국들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수출 확대에만 주력한다면 세계 경제가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문제와 관련,"대화가 논쟁보다 더 좋을 것"이라며 최근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한 미국과의 정면 대결 가능성을 일축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비난하며 "서울회의에서 환율문제로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룰라 대통령과 함께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약(弱) 달러 정책은 세계 모든 국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확대 조치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브라질 헤알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된 통화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고 "향후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본 뒤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1일 취임 이후 강력한 환율방어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아젠시아 브라질통신은 재무부와 중앙은행이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에 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앙은행의 달러화 매입 확대와 외국자본의 채권투자에 대한 금융거래세(IOF) 세율 인상 등 기존 환율방어 대책 외에 외국인의 국채 투자이익에 대한 소득세 부활,외국인의 증시 투자에 대한 IOF 세율 인상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재무부는 올들어 헤알화 가치가 급등하자 두차례에 걸쳐 IOF 세율을 6%로 올리는 등 핫머니 유입 억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