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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부자는 지금] '이머징 마켓 채권형 펀드'로 금리·환차익 두 토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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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대상 브라질·호주 국채…한국보다 금리 높아 안정적
    미국 2차 양적완화도 호재…환매시 통화강세 따른 수익도

    20억원 정도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신성호씨(서울 압구정동 거주 · 56)는 최근 이머징국가 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채권형 펀드에 5억원을 맡겼다. 같은 금액의 확정금리형 신탁상품이 만기가 되자 찾은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던 신씨는 거래하던 프라이빗뱅커(PB)가 제시한 상품들을 살펴보던 중 이머징 시장 국채가 현재로선 가장 나은 대안이란 결론을 내렸다.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자문형 랩' 가입이 주춤해지고 있지만 강남 부자들 사이에선 가치형 랩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강남 부자들 중에는 '돈을 넣어둘 곳이 마땅치 않다'며 투자 호흡을 짧게 가져가는 이들도 아직 많다는 것이 강남지역 PB들의 설명이다.

    ◆금리 · 환차익 동시에 노리는 이머징마켓 채권형 펀드 인기

    신씨가 해외채권형 펀드를 선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이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이 브라질이나 호주,인도 등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나라의 국채이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인도는 지난 2일 기준 금리를 연 6%에서 6.25%로 0.25%포인트 올렸고,호주도 같은 날 연 4.5%에서 4.75%로 인상했다. 브라질은 지난달 동결하긴 했지만 기준 금리가 연 10.75%에 달한다. 물가 인상(인플레이션) 우려로 이머징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미국(연방기금 금리 0.2%) 등 선진국은 물론 한국(2.25%)보다도 월등히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2차 양적 완화에 들어간다는 점도 해외채권 투자를 결정하게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일 최대 900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김영빈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 PB는 "선진국 유동성의 상당 부분은 수익률이 높은 이머징 시장 채권에 투자될 전망"이라며 "채권 매입 수요가 늘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머징 국가의 채권을 사기 위해 유동성이 이동하면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도 절상된다. 펀드에 투자할 때보다 환매할 때 환율이 오르면 채권형 펀드 자체 수익률에다 해당 국가 통화 가치 상승분까지 더해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8월 말 1조2962억원에서 9월 말 1조9177억원,10월 말에는 2조7041억원까지 불어났다. 두 달 사이에 설정액이 두 배 넘게 커진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벌써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해외채권형 펀드로 유입됐다. 지난 5월 설정된 '피델리티이머징마켓펀드'는 6개월 만에 설정액이 3000억원대로 불었고 설정 후 수익률도 7.4%를 기록 중이다.


    ◆자문형 랩은 가치형으로

    투자자문사가 종목을 선택하고 증권사가 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상품 '자문형 랩' 상품 선택에서도 강남 부자들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주도주에 집중하는 '성장형' 상품에서 덜오른 중소형주를 주로 편입하는 '가치형' 상품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VVIP 대상 특화지점인 SNI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근무하는 류남현 PB는 "40억원 정도를 성장형 랩에 투자하던 고객 한 분은 최근 10억원을 환매해 가치형 랩에 넣었다"며 "주식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 중 상당수는 앞으로 1~2년 장이 좋을 것으로 보고 그동안 덜 오른 가치주들의 '키 맞추기'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 투자 고객 대부분이 투자 금액의 20% 정도는 가치주로 갈아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전히 "돈 넣을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부자도 많다는 것이 강남 PB들의 전언이다. 황성룡 대우증권 PB컨설팅팀 부장은 "부동산은 당분간 어려워 보이고 주식은 너무 오른 것 같다며 결국 연 이자율 4% 정도인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에 투자한 고객도 있다"며 "주식이든 채권이든 확신이 생길 때까진 3개월 정도로 호흡을 짧게 가져가겠다는 부자들이 아직도 많다"고 전했다.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지점 PB는 "부자들은 기본적으로 돈을 불리는 것보다 지키는 것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높다"며 "최근에는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시장과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내주는 헤지펀드형 상품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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