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싸움에 왜 소비자 피해보나" 반발 확산

중국의 대형 인터넷 포털간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중국의 최대인터넷 회사인 텐센트(중국명 텅쉰그룹<騰訊>)는 4일 경쟁업체인 치후 360의 보안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에서의 QQ메신저 사용을 중단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QQ메신저는 중국인 상당수가 이용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텐센트는 이날 새벽 자사의 QQ닷컴에 "(치후 360의) '360 세이프'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운용되는 태그온 서비스가 QQ의 정상적인 작동에 악영향을 끼쳐 해당 프로그램이 깔린 곳에서는 서비스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고객의 컴퓨터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의 글을 띄워 QQ 메신저의 일부 사용중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텐센트 관계자는 "우선 QQ 사용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면서 "그러나 치후 360이 새로운 태그온 서비스를 제거하지 않으면 QQ메신저의 일부 사용중단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텐센트는 이어 이날 오전에 QQ닷컴에 QQ메신저 이용자에 대한 두번째 서신을 띄워 "일부 사용중단 조치를 내린후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사용 중단 조치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는 이용자에게 우선 사과한다"면서도 "치후 360의 부도덕한 절취 행위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이 것 외에는 없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치후 360은 텐센트의 그런 조치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치후 360의 치상둥 사장은 "'360세이프' 프로그램을 삭제하면 상상할 수 없는 바이러스 공격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QQ닷컴과 치후360는 이용자가 각각 6억명, 3억명으로 추산되는 대형 포털업체로, 지난 9월말 치후 360이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360세이프'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나서면서 두 회사간 갈등이 시작됐으며 결국 이용자를 볼모로 한 서비스 중단사태로 이어졌다.

두 인터넷 포털기업의 양보없는 싸움에 중국 네티즌들은 "왜 기업 싸움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관할 부처인 공업정보화부가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낮 홍콩 주식시장에서 텐센트의 주가는 주당 181.10 홍콩달러로 최근 두달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업계에서는 텐센트의 QQ메신저 일부 사용중단 조치로 기존 이용자 가운데 5%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한화 기준으로 2조3천634억원이고 세전 순이익이 1조1천476억원으로 순이익율 49%라는 신화를 기록했다.

올해 37세인 마화텅(馬化騰)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텐센트는 경영진이 30대 중심의 젊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터넷 기업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