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정상에 서기까지 반세기가 넘게 걸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를 3-1로 꺾고 시리즈 4승째(1패)를 거두며 우승컵을 안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자이언츠 시절 월드시리즈에서 다섯 번 우승했지만 연고지를 옮긴 뒤 56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양키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함께 서부로 이주했던 라이벌 LA 다저스가 다섯 차례 정상에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02년 배리 본즈를 앞세워 우승을 목전에 뒀지만 LA 에인절스에 역전패하며 주저앉았다. 팀의 상징이었던 본즈의 은퇴 후 암흑기를 겪었던 샌프란시스코는 팀 린스컴,버스터 포지 등 젊은피를 앞세워 감격의 우승컵을 안았다. 127년 팀 역사상 여섯 번째 우승이다.

2008년 나란히 사이영상을 받았던 팀 린스컴과 클리프 리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다. 0의 균형은 7회에 무너졌다. 샌프란시코는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팻 버렐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무산시키는 듯 했으나 에드가 렌테리아가 좌중간을 넘어가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텍사스는 크루스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지만 린스컴과 마무리 브라이언 윌슨의 역투에 막혀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린스컴은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고 1점만 내주는 호투로 시리즈에서 2승을 거뒀다.

1961년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텍사스는 믿었던 중심타자 조시 해밀턴과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침묵하고 에이스 리마저 무너져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결승 홈런을 친 렌테리아는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