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위치한 훼미리마트는 항구 인근을 오가는 낚시꾼들을 겨냥해 1천원짜리 낚싯바늘부터 5만원대 릴까지 320여 가지 낚시용품과 15종의 미끼를 팔고 있다.

롯데월드 키자니아 인근에 있는 세븐일레븐은 어린 자녀가 포함된 가족 손님이 많은 점을 노려 따끈따끈한 피자, 핫도그, 버거를 복합오븐레인지로 조리해 판매하는 '핫푸드 점포'로 운영 중이다.

편의점은 한때 갖가지 생활용품과 먹을거리를 조금씩 갖춰놓고 판매하는 비슷비슷한 가게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입지 조건에 따라 판매 상품부터 인테리어까지 특화한 '맞춤형 편의점'이 늘고 있다.

3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보광훼미리마트는 현재 5천200개 점포 중 20%가 넘는 1천100개를 특화 점포로 운영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점포를 특화 편의점으로 바꿀 계획이다.

다양한 복권 상품을 판매하고 복권 자료를 찾아볼 컴퓨터와 TV까지 갖춘 복권 특화점, 학교 교재와 준비물을 판매하는 문구 특화점 등이 운영되고 있다.

올 8월에는 직장 여성 고객을 노려 간식거리와 화장품을 모아놓은 먹을거리 특화점도 만들었다.

매장에서 직접 40여 종의 쿠키와 빵을 굽고 핫바와 꼬치를 튀기며 과일 스무디도 갈아준다.

동시에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과 손잡고 267개 제품을 전문 상담원이 판매하는 화장품 코너도 마련했다.

GS25도 매장에서 직접 원두커피를 내려 판매하는 카페형 점포 500개, 날마다 3차례 이상 20가지 빵을 구워 판매하는 베이커리 편의점 300개를 운영 중이다.

치킨 브랜드 BBQ와 제휴해 직접 치킨을 조리해 파는 치킨 전문점형 편의점도 있으며 막걸리부터 일본 사케까지 200여 종의 주류를 모아놓은 코너를 따로 만든 주류 전문점형 점포도 두고 있다.

일반 편의점이 들어서기 어려운 곳에 과자, 음료, 삼각김밥, 유제품 등을 다기능 판매기를 들여놓은 '무인(無人) 편의점'도 20여 곳에 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역시 베이커리형 매장을 40개, 버거와 피자 등을 조리하는 '핫푸드' 매장을 100개 운영 중이며 이를 연말까지 각각 100개, 4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런 특화 편의점이 갈수록 느는 것은 편의점업계가 외형적 성장을 계속하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져 다른 편의점에는 없는 상품을 판매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훼미리마트, G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 상위 4개사의 점포 수(올해 9월말 기준)는 총 1만5천500개에 달한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편의점 표준화 작업은 이미 마무리됐고 앞으로는 고객 니즈에 맞춰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며 "훼미리마트는 차별화 전략을 모든 점포가 각각 입지에 맞게 경쟁력을 갖춘 점포가 될 때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반 점포를 특화 점포로 바꾼 이후 매출이 늘어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차별화 점포는 인기가 높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높아 일단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이익이 급증하는 업태이므로 편의점 업체들은 점포당 매출액을 높이려 노력한다"며 "일반 점포를 특화 점포로 바꿨을 때 점포당 매출이 높아져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