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거침없는 영토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일부 기업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반(反)구글' 정서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래블로시티,엑스피디아,사버 등 미국의 온라인 여행 업체들은 최근 구글이 항공편 운임정보 제공 업체인 ITA소프트웨어를 인수키로 한 데 대해 '페어서치(FairSearch.org)'라는 연합 사이트를 구성해 조직적인 합병 반대 캠페인에 착수했다. 페어서치 관계자는 "구글은 ITA의 데이터 검색 소프트웨어를 통제함으로써 온라인 항공예약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여행 비용이 높아지는 등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ITA의 여행정보는 전체 온라인 항공편 예약 업체의 65%가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 7월 ITA를 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페어서치는 소비자들의 반대 여론 확산에 나서는 한편 미 의회와 법무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 구글의 ITA 인수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미국 정부도 불공정거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구글은 "ITA 인수는 인터넷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운임 차이 등 더욱 쓸모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애덤 코바세비치 구글 대변인은 "ITA나 구글은 항공티켓을 팔지 않기 때문에 그들(온라인 여행정보 업체)의 경쟁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구글이 ITA의 고객으로 가입하면 될 것을 굳이 거액을 주고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반구글 움직임은 온라인 여행 업계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지난 22일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구글이 인터넷TV를 개발해 TV검색광고 시장에도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자 구글TV를 통한 주요 프로그램 접속을 차단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