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국가정보원 직원을 사칭하며 애인으로부터 3억여원을 뜯어낸 사기범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이 사기범은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이학수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 명의의 문서를 위조하고 제3자로 하여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사칭토록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노진영 판사는 사문서위조,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성모씨(46)에 대해 징역4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성씨는 고졸에 일정한 직업이 없음에도 2005년10월 모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피해자 송모씨에게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국정원 국장으로 일하고 있다”며 교제를 시작했다.성씨는 2007년9월 지인으로 하여금 송씨에게 “내가 태광실업 박연차인데 성씨가 비자금을 만들어 준 대가로 서초동 빌라를 송씨 명의로 넘겨주기로 했다”고 전화하게 한 후 빌라 명의 이전비용 명목으로 신용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했다.성씨는 피해자가 신분을 의심하자 2007년12월에는 “국정원에서 비자금 문제를 해결하라면서 삼성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도록 도와주기로 했다”며 이학수 전 실장 명의로 위조한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연봉계약직 고용계약서’를 보여주기도 했다.송씨가 이같은 방법으로 갈취한 돈은 총 3억7591만여원에 달했다.재판부는 “성씨가 송씨에게 큰 피해를 안기고도 ‘피해자가 자신의 신분을 알고도 돈을 줬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