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21일 취임 7주년을 맞아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에 전사적 역량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현 회장은 이메일에서 "물을 끓일 때 증기에너지를 얻으려면 99℃에선 불가능하고 1℃가 높은 100℃가 돼야 비로소 가능하다"며 "그 1℃를 얻기 위해선 그동안 투입해온 에너지의 5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7년간 한결같이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간직했던 꿈을 위해 이제 마지막 한 걸음이 남았다"며 현대건설 인수에 전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지하 700m 아래 광산에 매몰됐다가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출된 칠레 광부들을 예로 들기도 했다. 현 회장은 "33번째 마지막 광부를 구출한 구조대원들이 품속에서 꺼내 든 플래카드에 '미시온 쿰플리다 칠레(Mision Cumplida Chile · 임무완수 칠레)'라고 적혀 있었다"며 "우리도 마지막 힘을 모아 '미시온 쿰플리다'를 외쳐보자"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2003년 제정된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주식 관리 및 매각준칙' 12조를 근거로 현대건설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준칙에는 부실 책임의 정도 및 경영 정상화 노력의 사후 평가를 통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원칙적으로 협의가 필요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을 줄 대상은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