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를 이해하는 데 빠뜨려서는 안되는 감춰진 부분이 있다. 본문에는 표시되지 않지만 재무제표의 의미와 시사점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고 있는 '주석(footnote)'이 그것이다. 일례로 유형자산의 감가상각방법,내용연수 등은 재무제표 본문에 없다.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만 봐서는 △취득원가로 표시돼 있는 토지의 최근 공시지가 △차입금 이자율 및 상환시기에 대한 정보 △어음할인이나 지급보증 등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우발부채 △로열티 계약 등과 같은 각종 약정사항 △임원에 대한 보상규모 등을 알 수 없다. 이런 정보들은 주석에 공시하도록 돼 있다.

실제로 2008년 하반기 환헤지상품인 키코(KIKO)로 큰 손실을 기록하고 회생절차를 밟았던 한 기업의 경우，2007년 재무제표의 주석에 이미 총자산의 4배에 가까운 규모의 파생상품 계약(외화매도계약)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물론 당시는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시기여서 많은 사람들이 이 정보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당시 주석 내용에 관심을 갖고 그 속뜻을 정확히 해석했다면 이 회사가 환율변동에 대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높은 위험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전용석 < 딜로이트안진 상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