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19일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이 펼쳐진 대구구장.

SK가 4-1로 앞선 9회초가 되자 원정인 1루쪽 관중석에서는 흥겨운 '연안부두' 가락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열띤 응원전을 펼치던 2천여명의 와이번스 팬이 일제히 노래가사를 따라부르며 관중석이 들썩였다.

'연안부두'는 롯데의 '부산 갈매기', KIA의 '남행열차' 등과 함께 대표적인 프로야구 응원가로 꼽힌다.

SK팬은 경기 막판 '연안부두'를 함께 부르며 일체감을 느끼고 선수단의 사기도 북돋운다.

이날 '연안부두'를 부르는 SK 팬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흥겨웠다.

SK의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 눈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와이번스 팬들은 흰 깃발을 흔들고 빨간색 막대 풍선을 휘두르며 다가온 승리를 자축했다.

치어리더는 1루 관중석 앞 단상을 뛰어다니며 분위기를 띄웠다.

SK가 남은 이닝을 차례로 잘 마무리하면서 드디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9회말 투수 김광현은 2사 1루 볼카운트 2-2에서 현재윤에게 공을 힘차게 뿌렸다.

현재윤은 그대로 삼진을 당했고 SK는 2008년 이후 2년만이자 팀 3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 직전 미디어데이에서 SK 주장 김재현은 "우승을 대구구장에서 하기는 싫다.

폼 나는 문학구장이나 잠실구장같은 좋은 구장에서 하고 싶다"라며 대구구장에서 우승 축배를 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투의 말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SK선수들은 우승을 확정한 장소가 좁은 대구장인데다 원정구장이라는 점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더그아웃에서 김광현의 마지막 피칭을 초초하게 지켜보던 선수단은 우승이 확정되자 마운드에 우뚝 서서 환호하는 김광현 주위로 몰려들었다.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던 선수단은 김성근 감독을 헹가래치며 환호했다.

동시에 원정 관중석인 1루 뒤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져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더그아웃 앞에서 우승 기념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선수단은 우승을 알리는 깃발과 대형 천막을 앞세웠다.

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이 흐르는 가운데 와이번스 선수들은 깃발을 흔들며 그라운드를 크게 한 바퀴 돌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샴페인을 터트리며 즐거움을 만끽한 선수들은 곧이어 그라운드 가운데에 마련된 시상대에 올랐다.

1루측 SK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스탠드에서 'SK' 등을 연호하며 축제를 즐겼다.

(대구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