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한국이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한국은행은 "한국말의 뉘앙스에 익숙하지 않은 외신이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 보유 확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그 뜻은 '계획이 없다'는 것이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이 지나치게 낮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금 보유량이 적은 편"이라면서도 "금 비중을 확대할지 여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말은 뉘앙스가 부정적"이라며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확대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은은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금 보유 비중 확대는 외환보유액 사정,국제금융제도 개편 상황,국제 금가격 동향 등을 종합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현재 14.4t(시가 5억8000만달러)의 금을 갖고 있으며 외환보유액 중 금의 비중은 0.2%다.

한은은 그러나 외환보유액 다변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총재는 "한국이 달러를 안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원칙적으로 다변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변화를 검토하겠지만 구체적인 범위 등에 대해선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