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기관 매수에 힘입어 닷새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이틀 연속 '팔자' 우위를 보인 데다 14일 옵션 만기와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경계심이 커진 탓에 상승폭은 제한됐다.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물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시 상승 탄력이 둔화된 상태여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지난 12일 1691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13일에도 1400억원의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기관과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하루 만에 '사자'로 돌아서 프로그램으로 1148억원의 매수세가 들어왔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에 따른 선물시장 강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어 이번 옵션만기일에도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매수차익 잔액이 10조원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차익거래 청산(선물 매수 · 현물 매도)에 따른 수익이 크지 않아 실제 청산되는 물량은 1000억원대로 미미할 것이란 설명이다.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지난 12일 현재 10조4399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전날 선물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선물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선물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시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매수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의 선물 누적 포지션이 매도 우위로 반전된 것도 주가 하락에 대비한 헤지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 · 달러 환율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기적인 매매가 늘면서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고 있다"며 "차익거래를 하는 외국인의 경우 이미 환차익을 많이 확보한 상태여서 원 · 달러 환율이 급반등할 경우 차익 실현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틀째 이어진 외국인의 현물시장 주식 매도가 지속될지도 관건이다. 기관이 이날 일시적으로 매수 우위를 보이긴 했지만 아직 여력이 부족하고,개인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담기보다 저가 매수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장중 매매 방향성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야간선물시장에서 여전히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추세적으로 순매도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