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칠레 북부 산 호세 광산에 매몰된 광부 33인에 대한 구조 개시가 당초 예정 시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라우렌세 골보르네 칠레 광업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광부 33명 가운데 첫번째 광부에 대한 구출 작업이 현지 시간으로 12일 밤 늦게 시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며 “구조 개시가 이제 몇 시간 앞으로 다가왔고 우리는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전 8시에서 정오 사이에 첫 구조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칠레 정부는 당초 매몰 69일째를 맞는 13일 0시(현지시간),우리 시간으로는 13일 정오에 구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광부들은 구조용 캡슐인 불사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올 예정이다.캡슐 크기는 지름 53㎝,길이 4m다.622m의 구조 갱도를 통해 지상으로 구출해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5분에서 최장 1시간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BBC는 “이미 구조대가 이날 12일 새벽(현지시간) 갱도 입구 56m 아래까지 갱도를 강화하는 금속관 설치 작업을 마무리한 뒤 구조 캡슐을 지하 610m까지 내리는 데 성공한 상태”라고 전했다.이 곳은 광부들이 매몰돼 있는 곳에서 지상 방향으로 12m 떨어진 지점이다.

골보르네 장관은 “구조 캡슐이 구조 갱도 안에서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완벽하게 이동했다” 며 “갱도안에서 낙석이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구조대는 광부들이 빠져나올 갱도에 낙석이 떨어질 가능성 때문에 비상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우선 구조 갱도가 직선 형태가 아니어서 캡슐이 지상까지 올라오려면 구불구불한 갱도 안에서 캡슐을 10회 이상 회전시키면서 끌어올려야 한다.이 과정에서 갱도의 붕괴나 낙석,구조 캡슐의 갑작스러운 운행 정지 등의 가능성이 있다.

1명 구조에 길게는 1시간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33명을 모두 구출하는 데는 하루 반나절이 소요될 수 있어 그 사이의 돌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또 70일 가까이 지하에 갇혀 있다가 올라오는 광부들이 갑작스런 혈압 상승이나 심장마비,호흡곤란 같은 증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

광부들의 구조 순서는 발표되지 않았다.이날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는 최고령 마리오 고메스(63)를 비롯해 고혈압과 당뇨병 증세가 있는 광부들이 여섯 번째부터 열여섯 번째 사이에 구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구조 캡슐을 타고 지하로 내려가는 해군 특수부대 의료대원들이 광부들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한 뒤 순서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구출 작업이 시작되기 전에 산호세 광산에 도착할 예정이다.구조 후 현장에서 필요한 응급처치를 마친 광부들이 이송될 코피아포 시내 병원도 만반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광산에 매몰돼 있는 자국인 광부 카를로스 마마니(23)에게 집과 직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