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며 월 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8원 뛴 1131.5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이 수준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10월5일 종가인 1130.7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미국 달러화 강세 흐름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 밤사이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차익실현 매물의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이를 반영하며 지난밤 국제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4달러선을 뚫지 못하고 1.38달러대를 기록했다.

전일종가보다 7.3원 상승한 1124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잠시 몸을 낮추며 1120.1원까지 내려갔다. 저점을 확인한 환율은 거래 수준에 대한 부담감과 역외 중심의 쇼트커버성(달러 재매입) 수요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환율은 전일에도 1110원에서 지지를 확인한 뒤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거래 수준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전일 진동수 금융위윈장의 외국인 채권과세와 관련한 발언 직후 나타난 급반등세 역시 그 동안의 쇼트(달러 매도)가 깊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전 내내 1120원대 중후반에서 오르내리던 환율은 오후 들어 역내외 쇼트커버가 몰리면서 추가 상승했다. 장중 한때 1132원까지 오르며 7거래일 만에 1130원대에서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1120.1~1132원 사이에서 거래 범위를 형성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날 역외 매수세는 그 동안의 달러화 약세에 대한 기술적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원달러 환율의 오름폭을 고려해보면 역외 쪽에서 손절매도성 정리 수요가 선제적으로 나왔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경우를 미리 대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변지영 연구원은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의 약세 흐름이 유럽과 미국으로 이어질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다음날 서울 환시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더 큰 영향으로 되돌아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87포인트(1.16%) 내린 1868.04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2.72포인트(0.55%) 하락한 494.08에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215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아시아 증시 역시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0.24포인트(2.09%) 급락한 9388.64로, 대만 가권지수는 86.54포인트(1.06%) 떨어진 8090.22로 마감했다. 다만 중국 증시는 1% 이상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변지영 연구원은 "이날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추세 전환까지 이뤄졌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며"아래쪽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주 미 FOMC 의사록 공개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아시아 국가의 자본유입규제 등 대내외적 변수에 따라 방향성을 다시 설정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전보다 낙폭을 늘리며 오후 4시17분 현재 1.3845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1.90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