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2타점 적시타..두산 4-3 승리

뚝심의 두산이 적지에서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8일 대구구장에서 계속된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선발 투수 켈빈 히메네스의 호투와 김동주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삼성의 거센 추격을 4-3으로 따돌렸다.

히메네스는 비 때문에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고 7이닝 동안 실점 없이 완벽한 피칭을 펼쳤다.

승리 투수가 된 히메네스는 이날 씨티은행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200만원과 함께 100만원 상당의 특급호텔 숙박권도 받았다.

타선에서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4번 타자에 포진한 '두목곰' 김동주가 1-0으로 앞선 6회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쳐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동주는 이날 4타수 2안타를 쳐 포스트시즌 최다루타 타이기록(106개)을 작성했고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기록(75개)에는 1개 차로 다가섰다.

또 포스트시즌 최다타점도 36개로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전날 다 이긴 경기를 5-6으로 내줬던 두산은 이날 승리로 적지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대역전 드라마를 쓴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역전승의 희망을 키우게 됐다.

두산은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1승2패로 뒤지다가 내리 3연승을 거둔 바 있다.

한숨 돌린 두산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0일 오후 2시 홈인 잠실구장에서 3차전을 갖는다.

경기 직전부터 내린 비 때문에 예정 시간보다 늦은 6시17분부터 시작한 2차전은 중반까지 투수전 양상으로 펼쳐졌다.

2004년 다승왕(17승) 배영수(삼성)와 올해 14승을 따낸 켈빈 히메네스(두산)는 양팀의 신구 에이스로 한 치 양보 없는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출발은 히메네스가 조금 불안했다.

1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박한이와 조동찬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박석민과 최형우가 친 공이 연속해서 2루수 직선타구로 잡히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형우가 아웃될 때 2루 주자 박한이가 귀루하지 못하면서 삼성의 공격은 그대로 끝났다.

최고 구속 150㎞의 직구와 싱커를 갖춘 히메네스는 2회부터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

4회까지 한 타자도 1루로 내보내지 않았고 5회 1사 1루에서는 병살타를 유도해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특히 타자의 몸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아웃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5회 두산 공격이 끝난 뒤 심판진이 히메네스가 던지는 몸쪽 공을 후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아준다고 가벼운 항의를 하기도 했다.

올해 제구력이 살아나며 선발진의 한 축을 꿰찬 배영수도 140㎞대 중반의 힘있는 직구를 자신 있게 뿌렸다.

2회 김현수 타석 때 비 때문에 경기가 16분 중단된 뒤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린 배영수는 3회 1사 1, 3루에서 정수빈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점수를 내줬다.

5회까지 1점만 뽑은 채 배영수의 호투에 밀리던 두산은 6회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투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2루수 앞 번트 안타를 성공하면서 배영수를 흔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오재원이 다시 좌전안타를 쳐 배영수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두산은 바뀐 투수 권혁이 첫 타자 이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더욱 기세를 올렸다.

무사 만루에서 김동주가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김현수가 다시 볼넷을 고르면서 만루 기회가 계속됐다.

이때 삼성 수비가 판단을 잘못하면서 1점을 더 내줬다.

이성열이 2루 베이스 뒤쪽으로 날린 타구를 유격수 김상수가 잡으면서 3루 주자 이종욱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외야로 이동하다가 공을 잡은 김상수는 몸이 뒤쪽으로 쏠린 탓에 정확하게 홈으로 송구하지 못했다.

만약 중견수 이영욱이 달려들며 잡아서 홈으로 던졌다면 승부를 겨뤄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두산의 6회 공격 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경기는 다시 중단됐다.

오후 8시20분부터 9시5분까지 무려 45분이나 경기가 속개되지 못했다.

삼성은 6회말 1시간가량 쉬고 다시 등판한 히메네스를 상대로 좋은 타구를 날렸으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두타자 현재윤이 좌전안타를 치고 무리하게 2루로 뛰다가 아웃됐고, 1사 1루에서 박한이가 친 직선 타구는 유격수에게 걸리면서 점수를 뽑지 못했다.

두산은 레스 왈론드를 8회부터 투입해 뒷문을 잠그기에 나섰다.

하지만 8회 1사 1루에서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1점을 내줬다.

9회에는 수비가 흔들리면서 전날에 이어 또 역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선두타자 삼성 진갑용이 바뀐 투수 이현승으로부터 볼넷을 얻어 나간 뒤 최형우가 친 타구가 2루수 고영민 앞으로 굴러갔다.

평범한 타구였지만 고영민이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다가 1루에 악송구했고 무사 1, 2루에 몰렸다.

이현승은 채태인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박진만에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2점차로 쫓겼다.

다급해진 두산이 1, 3루에서 임태훈을 투입했지만 또 수비에서 실수가 나왔다.

유격수 손시헌이 삼성 강봉규의 타구를 잡아 홈으로 던졌는데 마침 쇄도하던 3루 주자 최형우의 왼팔에 맞고 포수 뒤로 빠지는 바람에 3-4, 1점차로 쫓겼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임태훈이 채상병과 김상수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올렸다.

임태훈은 귀중한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챙겼다.

한편 삼성의 베테랑 내야수 박진만은 2루수로 선발 출장해 포스트시즌 최다경기 출장 기록을 '76'으로 늘렸다.

또 이날 대구구장에는 1만석 입장권이 매진돼 포스트시즌 최다인 17경기 연속 경기 만원 기록을 이어갔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10월10일 SK-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경기부터 내리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김영현 장현구 고동욱 기자 cool@yna.co.krcany9900@yna.co.kr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