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SH공사는 2030년까지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2007년 서울시가 수립한 '서울 친환경 에너지 기본계획 2030'을 근간으로 마련한 'SH 2030 공동주택 에너지 사용 계획안'에 따른 조치다.

SH공사는 우선 에너지 절감률 30%의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을 2024년까지 에너지 절감률 60%의 '패시브 공동주택'으로 모두 교체할 방침이다. 이후 2030년에는 에너지 절감률 80% 이상인 '에너지 제로 하우스'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지금도 공급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SH공사가 건설하는 모든 주택을 건물에너지효율 1등급으로 설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임대주택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 시범사업 추진 등 에너지 제로하우스 추진을 위한 초석을 닦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사용 절감과 더불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나가는 공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평뉴타운은 이 같은 SH공사의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시범지구로 관심을 모은다. 이곳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 단지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3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또 태양광 전지를 이용,가로등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열은 난방용으로 쓰인다.

SH공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난방 방식의 공급 에너지원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파동수 난방공법' 개발 연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난방 방식의 공급 에너지원인 도시가스의 탄소배출량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SH공사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7월 2010 친환경 경영대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건설 관련 신공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아파트 내부 기둥을 완전히 없애는 신개념 장수명 공동주택 구조 시스템인 '그린 프레임(green frame)' 공법이다.

이 공법은 내부에 자리잡은 기둥을 완전히 제거하고 외부에만 기둥을 배치한 구조를 말한다. 세대 내부에는 기둥이 없고 세대 가장자리나 모서리의 외곽부에만 기둥을 배치하는 공법으로,이를 아파트에 적용할 경우 통상 건물 한 개 층에 9개가 소요되는 기둥을 4개로 줄일 수 있어 실내 공간이 훨씬 넓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세대 내부에 기둥이 없는 만큼 거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거실이나 주방 등을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넓히거나 줄일 수 있어 리모델링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것이 SH공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달 SH공사가 개최한 그린 프레임 공법을 소개하는 공개 세미나에서는 건축 · 설계 · 시공 분야의 연구소를 비롯해 민간 건설사,구조사무소 등의 관련 전문가 600여명이 몰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유민근 SH공사 사장은 "SH공사의 신공법 기술 개발이 끝나면 선진국의 주택 수명을 능가하는 장수명 공동주택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공법을 통해 SH공사가 짓는 아파트는 콘크리트 수명까지 유지할 수 있는 '100년 주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르면 2012년 말쯤 분양에 들어갈 서울 마곡지구 아파트도 100년 주택 개념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