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물 텅 비었는데…옆 빌딩 꽉 찬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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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부터 다르다
냉난방 시설 따로 설치 쾌적…세련된 디자인 주변과 차별화
임차인을 모셔라
인터넷·주차 불편 바로 해결…임대료도 시장상황 맞춰 조정
냉난방 시설 따로 설치 쾌적…세련된 디자인 주변과 차별화
임차인을 모셔라
인터넷·주차 불편 바로 해결…임대료도 시장상황 맞춰 조정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빌딩 신축이 늘면서 서울 강남 오피스빌딩에도 빈 사무실이 적지 않다. 빌딩임대 컨설팅업체인 ERA코리아에 따르면 강남 전체로는 12%,이면도로 근처는 20%가량이 '노는 사무실'이다.
그러나 대치동 이면도로에 있는 미소빌딩은 지난해 8월 준공 이후 줄곧 공실률이 0%다. 선릉역까지 걸어서 5분 거리에 경사진 좁은 골목을 지나야 하지만 1층 커피숍 야외 테이블은 손님들로 만원이다. 빌딩주 윤모씨는 "빌딩 두 채를 지어 본 경험을 살려 설계부터 직접 챙겼다"며 "임차인 니즈 중심으로 차별화시킨 게 공실률 0%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설계부터 임차인 니즈 충족에 초점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 일대 빌딩에 빈 사무실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치동 미소빌딩과 가리온 빌딩,논현동 윙갤러리 등은 공실률 0%를 유지하고 있다.
이 빌딩들의 공통점은 빌딩주가 설계부터 관리까지 직접 챙기면서 임차인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포이동 역삼동에 건물 두 채를 지었던 미소빌딩 주인 윤씨는 "설계 단계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임차인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냉 · 난방 시설을 따로 설치해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게 했고,겨울에 창문을 열지 않고도 통풍이 되는 특수창을 설치했다.
가리온빌딩 주인 박모씨는 빌딩을 지어 본 경험이 전혀 없어 '임차인 만족'을 컨셉트로 전문가에게 설계를 맡겼다.
가리온빌딩은 해외 쇼핑몰처럼 1층 중앙에 빨간 계단을 만들었고 외벽은 녹색과 파란색 유리로 꾸몄다. 박씨는 "빨간 계단 건물이라면 주변에선 다 안다"며 "임대료가 가장 비싼 1층에 계단을 만들어 임대공간 손해를 많이 봤지만 지하층 공실을 없애는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이 갑(甲)…불만은 즉각 조치
선릉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인 논현동 윙갤러리 빌딩주 김모씨는 '공실률 제로'의 비결로 서비스 마인드를 꼽았다. 빌딩을 직접 관리하는 그는 "에어컨 · 주차 · 인터넷 등 입주자 불편 사항을 두 시간 이내에 해결하려 애쓴다"며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빌딩은 인근에 비해 임대료가 약간 높은 편이지만 빈 사무실이 없다.
빌딩을 직접 관리하지 못하는 빌딩주는 글로벌PMC 같은 전문 관리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대치동 이면도로에 소형 빌딩을 갖고 있는 전문직 박모씨는 "전문업체들의 특화된 서비스에 임차인들도 만족하고 있다"며 "입소문 덕에 공실이 생기면 임차인이 즉각 생긴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맞는 탄력적인 임대료 조정도 공실을 줄이는 비결 중 하나다. 이들 빌딩 대부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임대료를 미세 조정했다. 한 빌딩주는 "빌딩 관리 측면에선 합리적으로 임대료를 낮춰 공실을 없애는 게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