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찾아간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소재의 에너지 사용량 제로 주택 '그린 투모로우(연면적 400㎡)'.바깥 기온은 15도로 쌀쌀했지만 집 내부엔 온기가 넘쳐 흘렀다.

온도계 눈금은 23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첨단기술을 이용해 자연으로부터 얻은 빛과 열을 꽉 잡아두고,자체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 덕이다.

삼성물산이 업계 최초로 공개한 에너지 사용량 및 탄소배출량 제로 주택 그린 투모로우.별도의 냉 · 난방을 할 필요가 없어 관리비가 한푼도 들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2013년이면 일반인들도 삼성물산이 공급하는 이런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 56% 절감

그린 투모로우는 주택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사용량 100% 가운데 56%는 줄이고,44%는 자체 생산한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연이 주는 선물인 빛과 열을 최대한 보존하고 활용한다.

이를 위해 집을 정남향과 장방형 구조로 설계했다. 복도의 천장엔 하늘로 향한 창문을 냈다. 화장실에도 빛을 반사시켜 내부를 비추는 광덕트를 설치해 별도의 기기 없이 자연의 빛과 열을 활용하도록 했다.

내부로 들어온 빛과 열은 치밀하게 설계한 단열 시스템을 통해 외부로 새지 못하게 했다. 실제 그린 투모로우는 가정용 냉장고의 단열을 위해 개발한 진공단열보드를 건물의 단열재로 활용했다. 창호는 3중창으로 마감했고,현관에는 이중 외피 시스템을 적용해 일반 창호보다 효율을 높였다. 옥상에 식물을 심어 단열성을 제고했다.

단열 성능을 높이면서 발생하는 환기 저하 문제는 맞통풍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자연 환기가 잘 이뤄지도록 했다. 덧붙여 열회수형 환기 장치를 적용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환기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린 투모로우는 또 직류전원(DC) 배전기술을 적용,교류전원을 직류전원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생략해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단열 욕조,절수형 양변기와 같은 효율이 높은 설비를 사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했다.


◆에너지 44% 자체 생산

사용량 감축만으로 부족한 에너지 44%는 자체 생산해 조달한다. 태양광,지중열,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궁극적으로 에너지 사용 '0'를 실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연간 21MWh를 생산하는 지붕형 태양광 발전(BIPV),창문에 설치된 블라인드형 태양광 발전 등이 건물 곳곳에서 주 에너지를 생산한다. 태양광 발전이 어려운 야간에는 마당에 설치된 소형풍력 발전기가 대체한다. 여름과 겨울의 경우 냉난방은 평균 15도 내외의 지중열을 활용해 온도를 조절한다. 연간 약 2MWh의 집열이 가능한 태양열 급탕 설비는 그린 투모로우에 연중 따뜻한 물을 공급한다.


◆탄소배출량도 제로

그린 투모로우는 에너지 제로만큼 탄소 제로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사용된 가구는 폐목재,대나무,코르크 등 생장주기가 짧은 친환경 자재로 만들어졌다. 빗물과 오폐수를 정수한 중수를 화장실 세척용수,청소용수,정원용수 등에 활용한다.

LCD 폐유리를 재활용한 6가크롬 저감 콘크리트,기존 아연도 강판제 덕트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75%까지 줄인 AL코팅 골판지 덕트,식물성 기름 콩 옥수수 등을 원료로 한 바이오 융합 마감자재 등도 모두 이산화탄소 제로화를 위한 노력이다.

삼성물산 기술연구소의 박병근 부사장은 "그린 투모로우는 연간 에너지 수지를 제로나 플러스로 유지해주는 주택"이라며 "궁극적으로 삼성물산이 건설하는 모든 건축물에 그린 투모로우를 통해 검증된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