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방한 때의 환대에 감사드리며 '42주년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

현대건설은 김중겸 사장(사진)이 오비앙 음바소고 적도기니 대통령 요청으로 오는 12일 열리는 '적도기니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8일부터 13일까지 적도기니를 방문한다고 7일 밝혔다.

김 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항만,상하수도 등 인프라 구축사업과 정유 · 석유화학시설,신도시 건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정부 고위층과 발주처 관계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오비앙 대통령은 지난 8월 현대건설 방문 때의 환대와 과거 인연 때문에 김 사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앙 대통령은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정에 없던 현대건설 본사를 방문했다. 그는 오랜 친분을 갖고 있는 김 사장과 현대건설 임직원들을 만나고 싶어했다는 후문이다. 오비앙 대통령은 당시 "적도기니에서 현대건설이 수행한 각종 공사 결과를 깊이 신뢰하며 앞으로 더 많은 일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며 초청 약속을 했다.

김 사장은 2007년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시절 적도기니에서 100억원 규모의 상수도 공사를 하면서 오비앙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김 사장은 공사 중인 물탱크에서 물이 새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그는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공사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돈을 들여 물탱크를 재시공했다. 설계에도 없던 비싼 수조까지 만들어줬다. 이 수조에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성모 마리아상이 세워지는 등 적도기니의 명물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후 몽고모 하수장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공사 3건을 잇따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아프리카의 쿠웨이트'로 불리는 적도기니는 인구 63만명의 작은 국가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에 육박하는 신흥 산유국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