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두산 베어스와 대적할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47) 감독이 패기 넘친 야구로 두산에 맞불을 놓겠다고 선언했다.

선 감독은 5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이 롯데를 11-4로 물리쳐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상대로 결정된 뒤 구단을 통해 "처음부터 두산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도 10여일간 컨디션 조절을 잘했기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1~2차전에서는 두산이 긴장한 탓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다 3차전부터 기량을 회복해 승리한 것 같다"던 선 감독은 "단기전이기에 매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막판까지 SK와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이다 2위로 시즌을 마친 선 감독은 "올해는 투타 주전들이 모두 경험이 부족한 만큼 큰 경기 경험을 쌓는데 만족하겠다"고 몸을 낮췄으나 준플레이오프가 예상 외로 길어져 삼성에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2006년 이후 4년 만에 패권 탈환에 힘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선 감독은 "지난달 27일부터 3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훈련했고 청백전 3차례를 통해 실전감각을 유지했다. 큰 경기에 대비해 수비 전술 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했다"면서 "선수들 컨디션이 좋다. 우리 팀이 젊기에 기동력 있고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승리를 낙관했다.

7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열릴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에 대해서는 "내일 미디어데이에서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나이는 다섯살 차이이나 학년은 3년 터울인 김경문 두산 감독(52)과 선 감독은 고려대 재학 시절 한 방을 같이 쓴 '방장'과 '방졸'이었고 여드름 치료차 같은 피부과를 다닌 인연도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렸던 2007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대표팀 감독과 투수코치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선 감독과 김 감독은 각각 2005년과 2004년 삼성과 두산 사령탑에 앉았고 포스트시즌에서 두 번 맞붙어 1승씩 나눠 가졌다.

선 감독은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전 전승으로 물리치고 감독 데뷔와 함께 우승을 일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달성한 김경문 감독은 그해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당시 7전4선승제)에서 삼성에 1승2패로 밀리다 내리 3연승을 달려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패배를 설욕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