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이 최근 브리핑에서 때아닌 퇴진설로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곤욕을 치르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백악관이 불과 1개월 남겨놓은 중간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과 일부 경제보좌진의 잇단 퇴진을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 측근들의 진퇴가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기브스 대변인의 퇴진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일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기브스가 2012년 대통령선거를 돕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버지니아 출신의 팀 케인 DNC 현 위원장이 각료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보도하면서 기브스의 퇴진설에 한층 무게가 실어줬다.

기브스 대변인은 자신을 둘러싼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장래 문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한 적이 없다.

지금의 직책을 맡게 된 것은 큰 영광이며, 매우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4일 열린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기브스 대변인은 한 라디오방송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트위터에 올린 글과 똑같은 입장을 되풀이해야 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장래 문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앞으로도 몇주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의향도 없다"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그들이 매일 처리해야 할 수많은 일에 몰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브스는 특히 "나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자 할 뿐"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질문공세를 피해 가려 했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관련 소문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사용했던 "향후 수주안"이라는 단어를 물고 늘어졌다.

CBS 라디오방송의 한 베테랑 기자는 기브스의 발언은 사실일 가능성을 열어두는 형태의 "이중 부정의 부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기브스의 후임이 될 인물로 빌 버튼 부대변인과 함께 바이든 부통령의 공보담당관 제이 카니 전 타임지 기자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