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연장 10회 승부서 4-1로 승리..2연승

`거인군단' 롯데가 두산을 이틀 연속 물리치고 플레이오프(PO)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롯데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5전3선승제)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1, 2루에서 터진 이대호의 결승 3점홈런에 힘입어 짜릿한 4-1 승리를 낚았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1-1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정재훈의 3구째 시속 124㎞짜리 포크볼을 통타,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통쾌한 3점홈런(비거리 120m)을 쏘아 올렸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준플레이프 관문을 뚫지 못했던 롯데는 2연승 행진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반면 두산은 지난해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올해는 안방에서 1, 2차전을 모두 내줘 벼랑 끝에 몰렸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10월2일 오후 2시 부산 사직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전날 1차전에서 이겨 기선을 잡은 롯데와 배수진을 친 두산의 2차전은 양팀 모두 총력전을 폈으나 승리의 여신은 롯데의 편이었다.

전날 개막전에서 9회에만 5점을 헌납하며 5-10 패배를 당했던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수비 약점을 드러냈던 3루수 김동주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기동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오재원에게 핫코너를 맡겨 변화를 줬다.

반면 2차전을 잡으려고 투수 총동원령을 선언한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전날과 똑같은 선발라인으로 맞불을 놨다.

경기 초반은 화끈한 화력 대결 예상을 깨고 선발투수 김선우(두산)와 사도스키(롯데)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다.

김선우는 3회까지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무안타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사도스키도 1회 좌전안타와 몸 맞는 공, 볼넷으로 2사 만루를 허용했으나 최준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 1사 1, 2루에 몰리고도 실점하지 않았고 3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잘 던지던 두산의 투수 김선우가 4회 들어 흔들렸고 롯데가 김선우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롯데는 4회 선두타자 손아섭이 공에 몸을 맞고 출루하자 다음 타자 조성환이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롯데의 첫 안타였다.

이어 이대호의 땅볼성 타구를 잡은 국가대표 유격수 손시헌이 병살플레이를 의식해 급하게 서두르다 공이 글러브에서 흘러나오는 실책을 저질러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롯데는 홍성흔이 친 타구가 우익수 깊숙이 뻗어가지 못하고 뜬공에 그치면서 득점하지 못했다.

하지만 강민호가 상대 투수 김선우가 던진 공에 맞고 출루하면서 밀어내기로 3루 주자 손아섭을 불러들였다.

팽팽하던 0-0 균형을 깨는 귀중한 선취점이었다.

김선우는 다행히 1사 만루에서 카림 가르시아를 삼진, 전날 1차전에서 결승 솔로홈런 등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던 `히어로'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각각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롯데로선 대량 득점 기회를 못 살린 건 못내 아쉬웠다.

1-0의 불안을 리드를 이어가던 롯데에 행운도 따랐다.

롯데는 6회 공수교대 후 1사 1루에서 양의지의 내야 플라이성 타구를 3루수 이대호가 낙구 지점을 놓쳤지만 금세 공을 2루로 던져 1루 주자 김동주를 포스아웃시켰다.

이어 폭투로 2사 2루를 허용한 롯데는 손시헌의 좌전안타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파고들던 양의지마저 좌익수 손아섭의 빨랫줄 송구로 잡아냈다.

동점 위기에서 이대호와 손아섭의 송구가 빛났다.

7회초 2사 1, 3루의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긴 두산에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두산은 6이닝을 3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롯데 선발 사도스키가 마운드를 내려가자 상대 불펜 투수들을 공략했다.

두산은 7회 임재철이 바뀐 투수 배장호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냈고 이종욱은 좌완 강영식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뜨려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잡은 두산의 대타 이성열이 친 원바운드 타구가 바뀐 투수 임경완의 글러브를 맞고 튀어 오르면서 행운의 안타가 됐다.

두산의 3루 주자 임재철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아 1-1로 균형을 맞췄다.

두산은 그러나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7이닝을 1실점(무자책)으로 막은 선발 김선우에 이어 8회부터 레스 왈론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양팀은 팽팽한 공방에도 추가점을 올리지 못해 승부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롯데가 강한 뒷심을 발휘하며 상대 마무리 투수 정재훈을 이틀 연속 울렸다.

연장 10회 김주찬이 상대 2루수 고영민의 키를 살짝 넘기는 행운의 안타로 출루하자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정재훈은 조성환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앞선 타석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거포' 이대호와 정면 승부를 택했다.

자존심이 상한 올해 타격 7관왕 이대호는 정재훈을 시원한 3점홈런으로 두들겨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대호의 포스트시즌 홈런은 지난해 10월4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마지막이었다.

이대호는 또 포스트시즌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대호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덤으로 받았다.

7회 1사 1, 2루부터 마운드에 오른 임경완이 3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승리투수 기쁨을 누렸다.

반면 정재훈은 연이틀 패전 멍에를 썼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장현구 고동욱 최송아 기자 chil8811@yna.co.krcany9900@yna.co.krsncwook@yna.co.kr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