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때 서울 큰댁으로 '역귀향'하는 김모씨는 최근 언론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투자를 알아볼 작정이다. 평소 '소형 임대 주택'에 관심은 높았지만,서울행이 쉽지 않아 실행에 옮기기가 어려웠다.

지방에서 자금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요즘 8 · 2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투자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아파트 투자는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않아 선뜻 나서기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도심 자투리땅에 원룸을 짓고 월세를 받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불황기 투자상품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지방 투자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도시형생활주택 '부상'

8 · 29 주택거래활성화 대책 이후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요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도심 소형 주택수요가 증가한 것도 임대사업이 각광받는 이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8 · 29 주택거래활성화방안에 따라 수도권 소형 도시형생활주택 3채 이상을 사서 임대사업을 하면 연 8%이상의 임대수익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됐다. 예컨대 전용 20㎡짜리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을 5900만원에 매입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 40만원에 임대하면 연 최고 8.9%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임대를 목적으로 최초 분양받은 전용면적 60㎡ 이하 공동주택은 취등록세가 100% 면제된다. 전용면적 40㎡ 이하의 임대주택을 2채 이상 매입해 세를 놓으면 재산세가 100% 면제된다. 또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3채 이상을 사서 7년 이상 임대하면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양도소득세 중과도 받지 않는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가능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도시형생활주택,차별화가 성공 관건

서울 휘경동의 도시형 생활주택 1호인 '마이바움 휘경'의 경우 뛰어난 입지여건과 기존 주택에서 보기힘든 디자인과 공간 차별화가 특징이다. 지상 5층 규모에 지하철 1호선과 중앙선 환승역인 회기역이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다. 콘크리트를 일부러 노출시킨 외벽에다 친환경 패널 등의 외관에서 기존 다가구 · 다세대 주택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개발을 맡은 수목건축 서용식 대표는 "20~30대 싱글족과 대학생 등 젊은 수요층이 좋아하도록 건물 색채와 인테리어,마감재 등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마이바움 휘경'은 지난달 초 완공됐다. 지상 1층은 주차장이 배치됐고,지상 2~5층은 원룸형 주택 24채가 들어섰다. 1층은 필로티(벽체없이 기둥만 세운 공간)로 처리해 차량 6대 규모의 주차장과 자전거 보관소를 만들었다. 전용 60㎡당 1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주차장법 기준에 완벽하게 맞췄다. 실내에는 텔레비전 냉장고 드럼세탁기 에어컨 전기쿡탑 등 생활가전제품도 모두 갖춰졌다.



◆지하철 2호선 라인에 공급 집중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 임대주택은 역세권이 가장 좋은 입지다. 일단 임대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신도림역 구간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도심과 강남권 접근성도 양호한 때문이다.

건설사업관리(CM) 전문업체인 한미파슨스도 내달께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도시형생활주택 84채와 오피스텔 208실을 내놓고 시장 탐색에 나선다.

부동산개발업체인 한원건설도 지난 4월 첫 도시형생활주택을 2호선 신대방역 인근에 내놨다. 전체 149채 규모였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모두 팔렸다.

애경그룹 부동산개발 계열사인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 역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진출을 위해 2호선 라인과 인접한 금천 · 구로구 일대 2곳에 대한 부지매입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개발을 계획 중인 사람들은 땅값이 비싼 강남권보다는 2호선 라인과 대학가 주변 등을 살펴보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개발업체나 토지주들이 일거에 참여할 경우 단기간에 공급과잉 상태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입지선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