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4분의 3을 달려온 현재 철강주의 성적표는 극명이 엇갈리고 있다. 60만원 위에서 장을 시작한 포스코는 9월 현재 50만원에서 등락하는 수준인 반면 현대제철은 7월 10만원을 돌파한 뒤 연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장주 포스코는 더블딥 우려와 중국 철강가격 하락 등의 악재를 고스란히 반영하며 올 한해 주도주에서 철저히 소외,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2등주인 현대제철은 1기 고로의 조기 정상화와 2기 고로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장수익률보다 최고 25% 이상 웃돌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업종 내 비중이 60%가 넘는 포스코의 부진으로 철강업종 지수도 연초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다. 올 초 1700을 넘지 못했던 코스피가 3분기 마무리 시점에 1820선을 뚫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렇지만 철강업황의 개선과 중국 철강 가격 상승이 전망되고 있어 4분기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주가 화려하게 부활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수요 증가, 건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도 철강업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철강업종을 유망업종으로 꼽고 있다. '한경닷컴'이 실시한 설문 결과(중복응답 가능) 26개 증권사 중 절반 가까운 11개 증권사가 철강업종을 4분기 유망업종으로 추천했다.

◆중국발 삭풍이 훈풍으로..

중국 경기 회복과 철강 공급 제한, 성수기 진입 등은 4분기 중국 철강 가격의 상승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반전 기대감이 확신에 가까워지면서 중국의 긴축 강화에 대한 우려감이 크게 해소됐다. 중국은 8월 통화량 증가율 상승 반전과 함께 고정자산 투자도 23.9%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철강 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전방 산업이 설비투자를 포함한 각종 수요 회복의 신호가 감지된 것.

중국경기선행지수 상승 반전의 기대감은 그와 궤적을 같이 하는 철강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
로 이어진다. 중국은 현재 철강 업종에 대해 엄격하게 생산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회복은 철강 가격의 반등 기대감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중국 철강 소비의 계절성도 4분기가 성수기여서 철강 가격 강세 흐름에 힘을 싣고 잇다. 중국의 고정자산투자가 12월에 몰리는 경향 때문에 매년 4분기 중국의 철강 수요와 가격은 강세를 보인다. 중국의 철강 가격은 4분기께 오르기 시작해서 다음해 1분기까지 강세를 보인다.

또 중국의 철강 업종에 대한 공급량 제한 구조조정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월초부터 시작한 단전 등의 전기 사용 제한 조치는 연말까지 비슷한 추세가 지속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중국 철강 가격의 반등은 철강업종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철강주는 올 4분기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강주 흐름에 암초 요인은?

다만 하이투자증권은 현 시점에서 철강 업종의 기대수익률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업종 평균 밸류에이션 멀티플 수준이 충분히 낮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철강업종은 전통적 관점에서 변동성이 높고 성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통상 시장 대비 할인 받아 거래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05~2007년의 중국 고성장기와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랠리 구간에서는 시장 대비 최고 14% 이상의 PER(주가수익비율) 프리미엄을 받은 적도 있다.

현재 철강 가격이 상승해도 지난 2007~2008년 수준의 폭발적인 싸이클을 재현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고 중국의 철강 업체들의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철강 업체들에게는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황에서 현재 수준이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존재한다고 하이투자증권은 판단했다.

2007년 이전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 이전 철강 업종은 시장 대비 15~20% 정도, 최고 40% 정도 할인돼 거래된 바 있고 최근 철강 업종의 평균 PER은 8.1배로 시장 PER 8.7배에서 6% 정도 할인받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