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전에 팔아치우고 축 쉬려는 걸까?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국내 증시는 17일 보합권에서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 코스닥 시장 모두 보합권에서 매매공방이 한창이다. 개인들은 앞다퉈 주식을 팔고 있고, 투신권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이 매수에 나선다지만 강도는 훨씬 약해진 분위기다. 랩 어카운트 자금으로 추정되는 증권에서 '사자'에 나서고는 있지만 일부 종목에만 몰리는 분위기다.

이처럼 추석을 앞둔 국내 증시의 분위기는 어둡기만 하다. 추석연휴는 월요일(20일)과 금요일(24일)을 쉬면 9일이나 되는황금 연휴가 된다. 열흘 가까운 시간동안 시장 대응이 어려울 바에는 차라리 '팔아치우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주에는 미국 주택관련 지표들이 줄줄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22일(현지시각)에는 미국 FOMC가 예정됐다.

일본과 중국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일본정부는 지난 15일 6년6개월만에 외환시장 직접개입을 단행했다. 개입 시점과 형태, 규모 모두 예상을 뛰어넘었다.

중국은 예금금리 인상에 대한 루머가 증시를 흔들고 있다. 중국정부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중국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G3(미국, 일본, 중국)의 불확실한 요인들은 투심을 경직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인들이 증시 상승을 제한하지는 않겠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소극적인 투자에 임할 것을 권하고 있다. 더불어 연휴 이후에는 미국의 움직임에 주시하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예정된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주로 주택관련 지표에 한정되어 있고, 미국 FOMC를 계기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며 연휴기간 동안 해외변수의 불확실성은 제한적이라고 해석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의 등락이 사흘 동안 서로 상쇄되면서 막상 연휴를 보내고 난 후 국내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때문에 오히려 주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만한 진짜 변수는 월말 월초에 발표되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라는 주장이다. 중국이 10월 1~7일 국경절로 다시 휴장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할 때,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보유 주식의 '보유 여부'"라며 "연휴기간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일부 차익실현을 통해 휴지기 이후의 장세를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